내년 '유로6' 도입 앞두고 트럭 판매 급증
[ 김정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들어 '생계형' 트럭 포터와 봉고 등 상용차 판매를 늘렸다. 반면 트럭을 제외한 승용·RV 판매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1~11월까지 현대차의 국내 판매대수는 총 61만583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기아차는 41만7182대를 팔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RV 판매는 현대차가 45만7000여대로 작년 동기보다 3.2%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차는 특히 신차를 내놓은 제네시스와 쏘나타 판매만 늘어났을 뿐 나머지 차종은 작년보다 일제히 줄어들었다. 승용·RV 판매가 1만3800여대 증가한 것은 사실상 신형 제네시스가 2만대 이상 늘어난 효과를 본 것이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상용차를 빼면 총 36만3912대를 팔아 작년 동기(36만7222대)보다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 기아차의 경우 경차(모닝·레이), 미니밴 카니발과 스포티지 등을 빼면 대체로 부진했다.
반면 상용차 판매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1t 이상 트럭을 비롯한 중대형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는 현대차가 15만8372대를 팔아 7.7% 성장했다. 기아차도 상용차 판매량이 5만3270대로 작년 동기(4만9757대) 대비 7% 증가했다.
이중 소형트럭 포터와 봉고가 효자 노릇을 했다. 현대차 포터는 올들어 11월까지 작년보다 4% 증가한 8만7000여대 팔렸다. 모델별 판매순위로는 쏘나타에 이어 두 번째다. 기아차는 봉고가 5만대 이상 팔려 전년 대비 7.2% 성장했다. 현대차는 중대형 트럭도 작년보다 30% 이상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들어 소형과 중대형 트럭의 교체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중대형 트럭의 가격 인상이 예고돼 연내 차량 교체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디젤 연료를 쓰는 총중량 3.5t 이상의 트럭과 버스, 특장차 등은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 도입으로 최소 1000만 원 이상 오를 전망이다.
김준규 자동차산업협회 산업조사팀장은 "트럭을 만드는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신규 채용도 늘어나고 주문 적체 물량이 많이 해소됐다" 며 "경기 활성화 돼 상용차 수요가 늘었다기 보단 내년 유로6 도입을 앞두고 신차 대체 수요가 늘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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