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산되는 경제 비관론, 구조개혁으로 넘어야

입력 2014-12-14 20:35   수정 2014-12-15 05:02

低유가는 좋은 기회…국회도 경제활성화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경제는 비관론 일색이다. 당장 내년 성장률은 국내외 기관마다 일제히 하향 추세다. OECD는 얼마 전 4.2%이던 것을 3.8%로 낮췄고,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3.8%에서 3.5%로 내렸다. 3%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한국은행 역시 3.9% 전망치를 대폭 내릴 태세다. 심지어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에선 2%대까지 제시하는 정도다. 기획재정부조차 이달 말 발표할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결국 4.0% 성장 전망치를 포기할 것이란 소리가 들린다. 비관론 확산이 끝도 없다.

사실 악재만 두드러져 보인다. 세계 경제부터 미국만 빼고 다 나쁘다. 중국은 7% 중성장도 힘겨워 경착륙을 우려하는 판이고, 일본 유럽은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에도 급급하다. 유가 급락은 중동의 쇠퇴와 함께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의 재정위기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한 달러가 역사적으로 신흥국 위기의 전조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사정도 호전 기미가 없다. 수출만 제 몫을 할 뿐, 민간소비 기업투자 모두 부진하다.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몇 달 연속 내리막이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은 10곳 중 8곳이 내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 8대 대표산업 중 6개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그러나 비관하면 비관만 보인다. 돌아보면 긍정적인 요인도 많다. 당장 유가 하락은 전체 경제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두바이 유가는 지난 주말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내려와 6월 말보다 38%나 떨어졌다. 지난해 원유 수입액만 993억달러였다. 저유가가 상당기간 유지될 전망이고 보면 원가절감 효과가 막대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 유가가 10%만 하락해도 교역조건 개선을 통해 GDP를 0.2%포인트 이상, GNI는 0.41% 증가시킨다는 게 기재부의 분석이다. 수출도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올해 2.9% 증가가 예상되고, 내년 증가율도 4.3%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1조달러가 넘는 무역규모와 함께 외환보유액(3631억달러)도 세계 7위인 한국이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지금이 바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할 적기다. 노동·교육·연금 등 기존 시스템을 바꿔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미 4%도 안되는 잠재성장률 자체를 끌어올려야 한다. 고통이 적지 않겠지만, 부실산업 구조조정도 더는 늦춰선 안된다. 좀비기업을 연명시키느라 금리인하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재정·금융 확대로는 경제를 못살린다는 것을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보여주고 있다. 국회도 경제활성화법안을 통해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저성장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여당과 야당의 공통과제다. 경제팀을 비판한다고 해서 표가 되지도 않는다.

경제는 비관에 빠지면 더 나빠진다. 경제는 좋다고 했던 때가 별로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 특유의 기업가 정신,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미 저성장의 그늘이 짙다. 구조개혁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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