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지원·정세균 '빅3' 캠프 개설 채비
이인영 "연패 리더십으론 미래 없다" 도전장
박영선 지원받는 김부겸 출마 여부가 변수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대위원 등 이른바 ‘빅3’의 출마가 임박한 가운데 당내 비주류를 대표하는 ‘제4후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내 486그룹(4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을 대표하는 이인영 의원(재선)은 14일 기자들을 만나 “연패(連敗)한 리더십으로는 당의 미래가 없다”며 “2·8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독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486 및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쳤다”며 “세 분 비대위원의 출마여부에 상관없이 전당대회에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을 포함해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 등 당내외 486그룹은 빅3의 출마를 ‘회전문 당권경쟁’으로 규정하고,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원내대표가 공개 지지를 선언한 김 전 의원이나 이 의원이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전대구도를 ‘세대교체론’으로 바꿔 놓을 만큼 당내 기반 및 대중적 인지도를 갖췄느냐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내 중도파로 분류되는 김동철 의원(3선)도 “실패한 리더십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결국 오는 17일 당권유력주자인 문 비대위원의 거취 표명이 당권레이스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문 비대위원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면 빅3 중 1명이 불출마 쪽으로 선회하는 등 자연스럽게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거취 표명과 별개로 빅3 후보들이 선거캠프를 차리는 등 전대진용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에 현역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참여가 제한돼 장외인사 영입을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 비대위원은 국회 앞 대하빌딩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 캠프로 썼던 곳으로 ‘선거명당’ 자리로 통한다. 박 비대위원은 대변인에 손학규 전 고문의 대선 캠프 대변인 출신인 김유정 전 의원을, 비서실장엔 본인이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춘 전현희 전 의원을 일찌감치 영입했다.
정 비대위원 측도 캠프 실무진 구성을 위한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캠프 사무실은 정 비대위원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가 있는 국회 앞 금영빌딩에 벌써 마련해 뒀으며 정식 오픈만 남겨두고 있다.
정 비대위원 측 인사는 “비대위원직 사퇴 이후 사무실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실무진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 측은 조직력을 자랑하는 만큼 캠프 구성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나 현역들의 캠프 참여 금지 방침에 불만을 토로했다.
출마선언이 임박한 문 비대위원 측도 국회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비대위원 측에는 19대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일부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비대위원 측은 14일 캠프 구성과 관련, “결심이 서면 그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느긋한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변인 격으로 활동한 윤호중 의원이나 정무특보 역할을 해 온 정태호 서울 관악을 지역위원장이 캠프에 참여할 수 없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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