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권한 축소 등 '이사회 대수술'

입력 2014-12-14 23:00  

TF 구성해 지배구조 개선 착수…LIG손보 인수 영향 주목

주주 대표성 강화·사장직 부활도 검토키로
금융위, 개선안 본 뒤 LIG 승인 결정할 듯



[ 김일규 기자 ]
KB금융지주가 ‘주주 대표성 강화’를 지배구조 개선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세부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사외이사에 주주 측 인사 등을 포함시켜 이사회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외이사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KB금융의 ‘마지막 카드’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사회 대수술 방안 검토

KB금융은 지배구조 개선 프로젝트 착수를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공식화했다. 앞서 KB금융은 8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계약을 맺고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TF팀은 이사회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주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사회는 회장과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돼 있고, 사외이사 9명 중 6명이 교수여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 측 인사, 기업인, 금융인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외이사 추천과 선임 과정도 개선한다. 지금은 사외이사들이 스스로 추천하고 뽑는 방식이다. 사외이사 추천 및 선임 과정에 외부 기관과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 고객 대표, 내부 임원 등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외이사 권한 축소도 주요 방향이다. 임원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의 권한을 확대, 경영위원회의 의결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을 늘려 이사회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이다.

사외이사 수를 줄이고 상임이사를 늘리는 안도 유력하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도 지주사의 완전 자회사인 경우 은행과 보험사만 3인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고 나머지는 선임하지 않는다. 또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선임방식과 육성 방안을 정하고, CEO 임기 만료 전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는 ‘내부승계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지주사 사장직을 부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KB금융은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듣는 토론회를 19일 열어 개선안을 확정한다.

◆LIG손보 인수 ‘최종 관문’ 여나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의 이유 중 하나는 LIG손해보험 인수다.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려면 지배구조 등 경영능력을 갖췄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전원 사의를 밝힘으로써 인적 청산은 일단락됐지만 확실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KB금융이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이 LIG손보 인수의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서는 개선안에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이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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