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지난 11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사용을 승인했다. 빠르면 경주 방폐장이 새해 1월 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지난 6월 완공된 시설은 지하 130m 깊이에 높이 50m, 너비 24m의 원통형 사일로 6개를 갖췄다. 아래로 10도 기울어진 터널을 따라 지하로 들어가 사일로에 방사성 폐기물 드럼통을 10만개까지 차곡차곡 쌓게 된다.
이곳에 저장하는 방사성 폐기물은 중·저준위 폐기물이다. 원자력 발전소 직원들이 사용한 작업복과 장갑 등이다. 원자로 교체 부품도 포함한다. 원전에서 작업하다 방사능 물질이 묻어 나온 것으로 사용 후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폐기물과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중·저준위 폐기물은 고준위 폐기물에 비해 방사능 강도가 100억분의 1에서 100만분의 1 수준이다.
경주 방폐장의 사일로는 두께 1.6m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어떤 종류의 방사선도 빠져나갈 수 없다. 주로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선인 알파선은 종이 한 장으로 차단할 수 있다.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베타선은 얇은 금속판 한 장에 막힌다. 역시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감마선은 암 치료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양을 쐬면 해(害)가 된다. 엑스선과 마찬가지로 감마선은 납이나 콘크리트로 차단한다.
방사성 폐기물은 불로 태운다고 독성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방사능이 약해질 때까지 오랜 시간 저장할 수밖에 없다. 방사능이 원래 있던 양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방사성 물질마다 다르다. 핵연료인 우라늄은 반감기가 45억년이다. 방사능이 완전히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니라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드는 시간이다.
국내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중·저준위 폐기물의 대다수는 반감기가 5년인 코발트와 30년인 세슘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옥소는 반감기가 8일, 크립톤 11년, 삼중수소 12년, 스트론튬은 28년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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