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제품으로 '할랄인증' 받아
차량 부품업체 정석훈 대표
수개월 입원 후 개발 나서
[ 김정은 기자 ]
정석훈 코소아 대표는 2년 전 지방육종(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 뒤 몇 달간 병상에서 지내면서 머리를 자주 감지 못하는 것이 가장 불편했다. 정 대표는 퇴원한 후 지방에 내려가 요양을 하면서 자신과 같은 환자들이 편하게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샴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1년간의 실험 끝에 지난해 6월 물 없이 감을 수 있는 샴푸, ‘더샴푸 350’을 선보였다.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천연제품
정 대표는 제품을 개발한 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머리를 감을 수 없는 아흔다섯의 노모가 샴푸를 쉽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 샴푸에 대해 “화장실에 가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쓸 수 있는 간편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화학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 샴푸다. 일반 샴푸처럼 윗부분을 몇 번 누르면 나오는 거품을 머리카락에 여러 번 문지른 뒤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면 된다.
입원환자 등을 위한 실내용과 군인 소방관 등과 등산 캠핑 낚시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실외용이 있다. 정 대표는 “최근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샴푸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샴푸 350은 액체다. 그는 “천연 휘발성 오일을 사용해 두피에 샴푸 찌꺼기가 남지 않아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더샴푸 350이라는 이름은 3가지(안전 안심 안락)를 갖고 있고, 5개(에탄올 석유계열 실리콘 색소 설페이트계열)가 없으며 화학 성분이 0이라는 뜻이다.
◆차량 부품업체의 변신
코소아는 숭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만도기계를 다니던 정 대표가 2003년 6월 세운 회사다. 초기엔 중국 등으로부터 전자부품을 수입해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에 공급하다가 2008년부터 자동차 전장용 전자회로부품을 중국 인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직원 6명이 매출 75억원을 냈다. 차량 부품업체였던 코소아는 더샴푸 350 출시를 계기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유아용 제품도 선보였다. 정 대표는 “영·유아는 예방접종을 자주 하는데 접종 후에는 목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제품을 쓰면 된다”며 “머리 감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라벤더 로즈메리 레몬 등 다양한 향을 추가한 제품을 내놓았다. 가격은 100mL가 1만원대로 행복한 백화점 등 중소기업 전용관과 일부 병원에서 판매 중이다.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수출
이 제품은 얼마 전부터 중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황사와 스모그가 많은 중국의 기상 환경, 잘 씻지 않으려 하는 중국인들의 습성 등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게 코소아 측의 설명이다. 최근엔 말레이시아 측과 4억원가량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반 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슬람 율법상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할랄(Halal) 인증’을 받았다.
정 대표의 꿈은 앞으로 획기적인 제품을 많이 내놓아 번 돈으로 젊은이들을 위한 무료 아트센터 등을 설립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지금은 매달 한두 번 직원들과 수도권에 있는 장애인 단체를 방문해 머리를 감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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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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