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시장 이미 과잉경쟁…업종 정보시스템 구축해야"

입력 2014-12-15 07:00  

인터뷰 - 장수청 외식산업정책학회 초대 회장


[ 강창동 기자 ] “국내 외식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공급 과잉이라고 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신규 진입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보제공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학회의 우선 과제입니다.”

장수청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초대 회장(53·사진)은 1일 국내 외식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수급 불균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회장은 미국 퍼듀대 종신교수로 2012년부터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외식산업에 대한 정책 제안의 필요성을 느껴 학회를 창립, 이달부터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장 회장은 “공급 과잉 상태인데도 끊임없이 신규 진입자가 늘고 있는 것은 진입자들이 접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식시장의 전체 규모와 함께 업종별 규모는 어떤지, 진입과 퇴출 상황은 어떤지 세부적인 정보생산과 활용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외식시장에 대한 정보제공 시스템이 구축되면 신규 진입자들의 시장 참여가 신중해지는 한편 실패 확률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장 회장은 내다봤다.

장 회장은 국내 외식시장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영세한 생계형 사업자가 너무 많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는 식당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예를 들면서, 과거 미국도 객단가 100달러짜리 식당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객단가 500달러짜리 이상 레스토랑이 곳곳에 생겨났다는 얘기다. 저가상품과 고부가 상품이 조화를 이룬 시장구조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국내에서 과잉 공급을 해소하는 구조조정을 점진적으로 진행하면서 K푸드 바람이 불고 있는 동남아시아 각국에 진출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도 외식산업정책학회의 향후 과제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국내 프랜차이즈시장의 현실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란 상품과 서비스를 표준화시키고 여기에 대규모 자본을 유치해 기업화하는 것인데, 한국은 소규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이런 중소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무분별하게 해외에 진출하다가 실패하면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진출대상국을 너무 많이 잡고 각국에 1~2개 점포씩 출점해 놓아 효율성이 낮으므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와 관광학 석사, 미국 퍼듀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종신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외식관광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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