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나온 제일모직 목표주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 5만3000원의 2.3배다.
최고 목표가가 제시됨에 따라 제일모직 평균 목표가는 기존 8만6200원에서 9만2600원으로 뛰었다. 이전 최고 목표가는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에서 제시한 10만원이었다. 현재 가장 낮은 목표가는 LIG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이 내놓은 7만원이다.
오는 18일 상장을 앞둔 제일모직에 대한 눈높이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는 2020년 기준 사업가치 9조1000억원에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보유지분 가치 10조5000억원, 부동산 가치 3조3000억원을 합산한 뒤 순차입금을 차감하고 할인율 8%에 현재가치를 구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를 6년 뒤인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한 배경에 대해선 2가지 이유를 들었다.
주력 사업이 소비 또는 바이오 관련 사업이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 둔감한 편이라는 것. 또 건설과 급식, 식자재 등은 삼성그룹 매출의 증가가 확정적이고 바이오는 머크, 라로슈 등과 확정된 계약이 있어 중장기 실적의 가시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이라는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이라는 확실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현재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이슈의 중심에 서 있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상장을 이틀 앞둔 이날까지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6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의 경우 10곳이 넘는 증권사가 앞다퉈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상장 이후 삼성SDS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종가 기준 삼성SDS는 30만원이 깨져 상장 첫날 주가보다 8.54% 하락했다. 상장 당시 삼성SDS 역시 지배구조 수혜주로 지목받으며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뒤 주가 성적은 암울한 상황이다.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한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적의 구조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정당화할 수 있다”며 “지배구조 문제를 빼고 현재 사업부 수익성과 성장성만 살펴보면 목표주가를 높게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은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의 가치는 사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요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최대주주 일가가 직접 보유하고 있고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할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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