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전체의 2% 불과
[ 김유미/조진형 기자 ] 러시아 등 신흥국 불안이 원·달러 환율을 하루 만에 10원 이상 끌어내렸다(원화가치 상승). 안전자산인 엔화가치가 오르자 원화가치도 오름세를 탔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40전 내린 달러당 1086원70전에 마감했다. 지난달 10일(1085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최저치다. 유한종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달러 매도가 몰리면서 그동안의 달러 강세흐름이 수그러드는 양상”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동조화’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만큼 엔화가 더 약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 루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까지 흔들리자 안전자산인 엔화의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초 달러당 120엔을 웃돌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117엔대로 하락했다(엔화가치 상승).
달러 강세는 16~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도 주춤해졌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위원은 “미국이 섣불리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진 않을 것이란 기대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러시아 금융위기가 국내 경기나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시장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금융기관들의 러시아 익스포저(러시아 기업 등에 빌려준 돈으로 향후 손실가능한 금액)는 올 3분기 말 현재 21억6000만달러로 전체의 1.6%에 불과하다.
수출 비중도 높지 않다. 러시아는 한국의 10대 수출대상국이지만 대러 수출은 지난해 기준 111억달러로 전체의 2.0%에 그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러시아 경제 위기의 직접적인 여파는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유미/조진형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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