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송년회의 '흉요일' 순…월-화-수-토-목-금

입력 2014-12-17 11:46  


"부어라, 마셔라. 송년회는 싫어요!” 우리나라 샐러리맨 절반가량 [51.5%]은 이른바 ‘술 권하는’ 직장 송년회에 참석 또는 불참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면 당연히 후자를 택하겠다는 의사 표현입니다.

직장인들은 이와 함께 피하고 싶은 송년회 날, 즉 ‘흉[凶=좋을 吉의 반대]요일’로 월-화-수-토-목-금 순으로 꼽고 있네요. 아무래도 음주가 겸해지는 송년회인지라 다음날 쉴 수 있는 금요일이 가장 크게 환영 받고 있는데요. 100명 중 56명 가량이 이날에 지지표를 던집니다.

이와 달리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직장 송년회를 갖는 것에 대해선 지지율이 1%도 안 됩니다. 0.5%. 그리고 화요일 지지율도 불과 1.5%. 거의 대부분 출근 않는 토요일이 의외로 10.2%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이는 온오프라인 구인구직 정보제공업체 벼룩시장구인구직이 12월 5~11일 사이 자사 SNS를 방문한 20세 이상 성인남녀 직장인 615명을 대상으로 ‘2015 직장 송년회’를 테마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들은 송년회 자리에서 가장 부담감을 주는 것으로 ‘부어라, 마셔라 술 권하는 문화’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흔한 ‘주酒년회 풍경’에 대한 거부감인데요. 응답 직장인의 44.9%가 이를 지적했습니다.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순서대로 돌아가며 진행하는) 장기자랑에 대한 부담’ 36.%, ‘(자칫 상사와 말이 섞이며 발생하는) 끝나지 않는 업무 이야기’ [16.1%]가 들렸습니다.

이들은 “내 마음대로 송년회 방식을 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48.8%가 ‘술 없이 맛있는 음식으로 함께 식사’를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심지어 ‘송년회 없이 그냥 일찍 퇴근하기’도 23.3%에 이르고 있습니다. ‘연극, 공연, 영화 같은 문화 관람’이 17.6%입니다.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낸다’는 대답은 불과 1%.

송년회 다음날 사측이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배려로 ‘출근시간 조정’ [51.7%로 1위], ‘조기 퇴근’ 38.5%. ‘해장 음료/음식제공’ 6.8%, ‘낮잠 시간 제공’ 2.9%.

직장인들은 “송년회를 업무의 연장으로 인정해 수당 지급이 된다면 얼마가 적당한 것 같냐?”는 물음에 40%가 ‘집에 돌아갈 택시비, 해장국 값 5만원’이란 답을 내놓았습니다.

벼룩시장구인구직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 해를 보내며 괴로움은 모두 잊고 새해에 잘해 보자는 자리인 만큼, 제대로 계산된 시간외수당 같은 많은 액수 보다 사후 발생 비용 정도만 보전받았으면 하는 게 우리 직장인의 뜻”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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