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공감 쇄신책 내놔라"
靑에선 구체적 움직임 없어
[ 정종태 기자 ] ‘정윤회 문건’ 파문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관심은 인적 쇄신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국정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여권 내부에서도 나오는 만큼 국면 반전과 분위기 일신을 위해 내각과 청와대의 인적 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인적 쇄신론은 여당 내부에서 집중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초·재선 중심의 쇄신모임뿐 아니라 지도부와 중진까지 박근혜 대통령(얼굴)의 국정 운영 스타일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4선인 심재철 의원은 17일 “의혹을 해소하고 국정 동력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인사 혁신, 투명한 통치 시스템 작동, 대내외적 소통 강화 등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과감한 국정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쇄신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 내부에서는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주류다. 일부에선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며 청와대에서 후임에 대한 인사 검증까지 마치고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는 확인 안 된 얘기도 흘러나온다.
청와대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한 참모는 “국면 전환용 인사를 싫어하는 대통령 스타일상 후속 인사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개각은 분위기 잡고 싶어하는 당에서나 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아 각종 구조개혁 과제의 추진 동력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분위기 쇄신용 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개각이 이뤄진다면 정 총리를 비롯해 지난 6월 개각 당시 유임됐던 일부 경제부처 장관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시기는 정부 새해 업무보고가 시작되는 내년 1월12일 이전일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선 김 실장과 이번 문건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비서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교체 여부가 관심이다. 관건은 박 대통령의 의지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3인방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가 워낙 두텁고 의존도가 높지만 이번 문건 파문을 계기로 본인들의 잘잘못을 떠나 이미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이를 털고 가는 차원에서 일부를 교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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