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운영위·청문회 열어야"
與 "野 직무유기·의정 농단"
[ 이호기 / 고재연 기자 ] 경제 활성화·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연말 임시국회가 열린 지 사흘 만에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파행을 빚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7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사건을 다루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즉각적인 소집과 청문회 개최, 그리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며 “특히 운영위와 청문회 개최는 정상적인 임시국회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이자 선결 요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아예 열리지 못했고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도 오전에 잠깐 열렸지만 관광진흥법 등 쟁점 법안을 전혀 다루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에서 긴급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 수사를 청와대의 ‘하청 수사’로 규정한 뒤 운영위 소집 및 청문회 개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문고리 3인방)의 즉각 사퇴, 특검 도입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우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임위 파행’에 대해 “(여당 측 거부로) 운영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것도 파행”이라며 “(운영위 소집과 연계한 다른 상임위 일정의 보이콧은) 일부 탄력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운영위 개최 요구도 현 단계에서는 불가하다고 일축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은 너무나 큰 직무 유기이고 의정 농단”이라며 “지금은 민생 경제에 주력할 시점으로 여야가 ‘발목잡기’가 아닌 ‘희망잡기’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끝난 뒤 차분하게 처신하는 것이 올바른 국회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최근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해외 자원외교 국정조사, 부동산 관련법 등도 후속 조치가 겉돌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시한을 자원외교 국조가 끝나는 시점으로 맞추자고 하고 새정치연합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내년 상반기 중 처리하되 구체적인 통과 시기는 탄력적으로 하자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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