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삼성 비핵심 계열사의 채권이 위험하다”

입력 2014-12-18 08:52  

삼성중공업 내년 2월 만기도래 회사채 주목


이 기사는 12월4일(10: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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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업황 불황으로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도 우량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삼성’이란 브랜드 힘이 컸죠. 덕분에 유리한 조건(낮은 금리)으로 회사채도 발행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더는 예전 같은 ‘삼성 프리미엄’(삼성 계열사란 이유로 고평가받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A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

삼성그룹이 삼성종합화학·테크윈·탈레스·토탈 등 비주력 분야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키로 한 이후 채권시장의 관심이 삼성의 다른 비핵심 계열사들에 쏠리고 있다. 전자와 금융 등 핵심 분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삼성이 언제든 또 비주력 계열사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우산’(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벗게 되는 계열사는 곧바로 신인도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채권 가격도 덩달아 하락(금리 상승)할 위험이 커진다. 실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에 한화에 매각되는 삼성테크윈·토탈의 신용등급(둘 다 AA0)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해놓은 상태다.

당장 관심을 끄는 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토탈·정밀화학과 함께 비주력인 중화학 부문에 속한 삼성중공업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그룹 전체(금융 제외) 자산과 매출에서 중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1%와 8.9%에 불과하다. 주력인 전자 부문의 비중이 각각 74.2%와 76.1%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턱없이 작다. “삼성종합화학·토탈에 이어 삼성중공업이 추가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2월 중순에 3000억원어치에 달하는 대규모 회사채(만기 3년짜리)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 9월 말 현재 1조50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단기 금융상품 예치액 포함)을 갖고 있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해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목적에서 일찌감치 차환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새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지금까지와 다른 ‘디스카운트’(이자비용 상승)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동안 삼성중공업은 삼성테크윈·토탈과 마찬가지로 삼성의 브랜드 덕을 많이 봤다. 부진한 실적에도 우량한 신용등급(AA0·상위 세 번째)을 유지하면서 채권도 인기를 끌었다. 2012년 9월 50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선 1.5배가 넘는 780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나오는 매각 우려가 자금 조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기금·보험 같은 보수적 투자자들로선 가격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채권에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거나 아예 투자를 기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자는 “삼성중공업만의 채무상환 능력만 갖고 채권 투자자를 모집하게 되면, 현재 기관투자가들 간 삼성중공업 회사채 거래 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회사채 금리 평균·민평금리)보다 0.40~0.50%포인트는 더 얹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이태호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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