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는 김 위원장의 인터뷰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은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미국 인기 코미디언 배우 제임스 프랭코와 세스 로건이 각각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 역할을 맡았고 김 위원장 역에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랜달 박이 캐스팅됐다.
영화 제작사 소니픽처스(소니)가 3000만 달러(약 330억 원)를 들여 만든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에 걸쳐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6월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개봉을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다.
북한은 예고편 공개 직후 김 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노골적인 테러행위'라며 영화가 상영되면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과 미국 백악관에 '인터뷰'가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모욕이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자 소니는 영화에 등장하는 김 위원장과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자의 얼굴을 모두 지우는 컴퓨터 편집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소니가 이 영화를 12월 25일 미국과 캐나다 개봉을 시작으로 전세계 63개국에서 개봉한다는 일정을 확정하면서 북한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28일 이 영화를 '극악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한 징벌'을 경고했다.
소니는 지난달 말 영화 개봉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해커들로부터 해킹 공격을 받기에 이른다. 소니는 해킹으로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임직원 등 4만7000명의 신상, 미개봉 블록버스터 영화 등 기밀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봤다.
해킹의 배후에는 북한이 존재한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지만 미국 수사당국은 조사 결과 북한이 해킹에 긴밀하게 연관된 것으로 결론짓고 이르면 오는 18일 이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니를 해킹한 일명 'GOP'(평화의 수호자)라는 단체는 지난 16일 파일 공유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9·11 테러'를 들먹이며 영화관들을 위협, 영화는 상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미국 대형 극장 체인인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시네마크 홀딩스 등이 이날 잇따라 상영을 취소 또는 연기한다고 밝히자 결국 소니는 25일로 예정된 개봉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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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최인한 기자 janus@h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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