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주재한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소비자 편의도 중요하지만 재래 상인의 생존권도 매우 중요하다"며 "재래시장을 살리려고 예산을 많이 쓰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재래시장 대책이 별로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수석부의장은 또 기업형 슈퍼마켓(SSM)보다 작은 규모의 중형마트가 재래시장 주변이나 시장 안에서 세일 경쟁을 벌이는 등 지나친 판촉을 한다고 지적하면서 "공정거래법을 활용하든지 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에 (대책을) 연구해보도록 했다"고 밝혔다.
여당의 주문으로 산업부와 중기청은 대형마트, SSM, 중형마트, 재래시장 등을 큰 틀에서 아우르는 '유통산업 공생방안'을 마련, 내년 1월 중 당에 보고할 예정이다.
다만, 판결이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영업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 수석부의장은 덧붙였다.
그는 "이번 소송은 대형마트·SSM 영업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관련 2012년 1월 제정된 구법(舊法)에 제기됐고, 2013년 1월 영업제한 시간을 늘려 규제가 강해진 개정안이 만들어졌다"며 "대형마트가 대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신법(新法)은 여전히 남아있어 재래시장이 당장 피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는 유통점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가진 광역지방자치단체 국장급 공무원들을 소집해 이날 당정 회의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오는 26일에는 대형유통점과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열어 해법을 논의한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대형마트) 업체들이 (판결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자영업자들이) 너무 우려하는 분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에서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의 대형마트 개념 정의를 문제 삼은 것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법 개정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며 "대법의 최종 판결 나와 이게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하면 검토할 부분"이라고 이현재 정책위 부의장은 설명했다.
회의에는 여당 측의 나 수석부의장과 이 부의장이, 정부 측의 이 차관, 최수규 중기청 차장, 이인호 산업부 창의산업정책관이 참석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12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6개사가 서울 동대문구와 성동구를 상대로 낸 영업제한시간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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