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조정위원회 통한 3자 대화…보상 합의 물꼬 기대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 및 유족에 대한 피해 보상 협상이 두달여만에 재개됐다. 삼성전자와 피해자간 직접 대화가 아닌 공식 조정위원회를 통한 다자 협상인만큼 실질적 보상 합의가 이뤄질지 기대가 커진다.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인권단체 반올림 등 관련 3자가 모두 참여하는 조정위원회가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해당사자인 3개 집단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지난 10월 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9차 협상 이후 71일 만이다. 당시 마지막 대화에서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조정위원장으로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인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촉한 바 있다.
당시 반올림은 "교섭에 임하는 삼성 측 태도가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과 보상을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비판하며 조정위원회에서 이탈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조정위원회는 그간 협상 대상이었던 반올림을 배제하고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피해자·가족 6명과 첫 협상 조정에 돌입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원칙과 기준에 맞는 모든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며 "반올림이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구성하기로 한 조정위원회에 대해 흠집 내기와 가족 분열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바 있다.
하지만 반올림이 지난 15일 "조정위원회가 조정 절차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봤다"며 조정 재참여를 통보하면서 3자 협상 재개 물꼬를 텄다.
반올림 측 협상대표 격인 황상기 씨는 이날 협상장 입장 전 "오늘 삼성전자 교섭을 벌인지 1년째"라며 "조정위가 재발방지 대책 및 사과 등을 논의하겠다고 해서 협상 주체로 재참여한다"고 밝혔다.
가족위는 협상이 재개를 반기면서도 반올림 측에 더이상 협상을 지연시키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정애정 가족위 간사는 "반올림이 유연하게 교섭에 나서길 바란다"며 "내년 구정까지 협상이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정위 조정위원으로는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와 정강자 인하대 법학법문대학원 초빙교수가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백 교수가 반올림에 편향된 행보를 보여왔다며 임명에 반대했지만 조정위 조속 재개 차원에서 수용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