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몸값 쑥쑥 올리는 선수들…살아있는 협상 교과서

입력 2014-12-18 21:21   수정 2014-12-19 03:45

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

케네스 슈롭셔 지음 / 김인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72쪽 / 1만4000원



[ 최종석 기자 ] 전설의 복서 무함마드 알리(사진 오른쪽)와 세계 챔피언 조지 포먼(왼쪽)의 대결. 1974년 10월 열린 이 세기의 대결을 성사시킨 사람은 당시 신참 프로모터였던 돈 킹이다. 그는 사실 협상 테이블에서 내놓을 패가 없었다. 오로지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설득을 통해 그들과 관련된 모두의 관심과 이익을 연결시켰다. 시합은 세계 무대에서 유명인사로 떠오르고 싶어하는 모부투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중앙 아프리카에 있는 킨샤사에서 열렸다. 그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이용했다. ‘정글의 결투’라 불린 이 대결에서 알리는 포먼을 눕히고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케네스 슈롭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교수는 《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에서 스포츠 비즈니스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협상 기술을 이야기한다. 스포츠계는 그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심하고, 큰돈이 오가는 세계다. 저자는 데이비드 베컴, 펠레,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스타들의 사례와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에서 벌어진 협상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저자는 먼저 협상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고 단언한다. 말을 잘하거나 사교적이어서 혹은 가진 게 많아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뛰어난 협상 능력은 철저한 준비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전미대학농구선수권 챔피언십 10회 우승을 달성한 존 우든 감독의 말을 인용해 “준비하지 않는 건 실패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철저한 준비를 위해선 먼저 자신의 위치를 분석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협상 주제와 관련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문화적, 인종적, 성별 차이에 집중해 작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해야 한다.

저자는 “때로는 거짓말과 협상이 같이 갈 수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포츠를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가장 흔한 거짓말은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식축구 에이전트 레이 스타인버그는 “자신에게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상대방이 생각하게 하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2007년 미국 프로야구 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와 벌인 협상이 최악과 최고의 이해관계를 보여줬다”고 말한다. 10년간 2억5200만달러를 받는 로드리게스는 그해 월드시리즈 네 번째 경기 도중 ‘옵트 아웃’을 선언했다. 이는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새로 연봉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당시 실력으로 봤을 때 다른 29개 모든 구단이 탐낼 만한 선수였다. 10년간 3억달러를 요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타이밍이 문제였다. 팬과 동료 선수들 모두 격분했다. 구단들도 영입에 시큰둥했다. 외톨이가 된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에이전트 없이 양키스와 다시 만났다. 그는 무너진 신뢰를 인간 관계로 다시 회복했고, 2억7500만달러짜리 10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저자는 “협상에서 돈보다 소중한 건 상대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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