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소식 없는 '과로사 방지法'

입력 2014-12-22 15:14  

• 여의도의 근로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증권사의 현수막 문구 '적당히'는 있을 수 없다
<p style='text-align: justify'>12월7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렛잇비'에서 개그우먼 박은영은 '아름다운 야경 하면 홍콩을 손꼽지만 제가 볼 땐 서울 야경이 최고예요'라며 '이 불빛들의 정체는 야근'이라고 밝혀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박수세례를 받았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일본은 '과로사 라인'이 있다. 한 달에 80시간 이상 시간 외 노동으로 정신장애를 발생하는 기준이다. 일본은 현재 15∼34세 정직원의 23%가 과로사 라인을 초과하는 근무를 하고 있다. 심각성을 깨달은 일본은 11월부터 '과로사 방지대책 추진법'을 시행했다. 현행법은 '일, 가정 양립', '건강하고 충실히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과로사에 관한 연구를 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춘다. 담당 부처인 후생노동성은 과로사 등의 환자나 가족 대표, 노사 대표, 관련 전문가로 구성되는 '과로사 등 방지대책추진 협의회'를 만들어 운영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중국도 과로사 부문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중궈칭녠바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60만 명이 과로로 숨지고 있다. 중국국제방송(CRI)은 중국에서 매일 평균 1600명이 과로사한다고 전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한국의 근로환경도 만만치 않다. OECD 통계자료로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92시간, 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긴 편에 속한다. 대중문화에 등장하듯 서울의 야경은 미생세대들의 '야근'이 환히 밝히고 있다. 국내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넘어 근무하는 노동자는 전체 중에 21.8%(17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p>

국내 기업, 기관마다 야근과 과로 등의 근로문화들을 없애려는 노력도 다양하다. 한화생명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근택시' 프로모션으로, 야근 사연을 댓글로 달면 무상으로 택시를 제공해 귀가를 도왔다. 홈플러스는 12월 초부터 직급·야근·종이보고서를 없애거나 줄이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는 야간 근무 지정실을 설치해 야근하는 직원들이 한 데 모여 근무해 불필요한 야근과 에너지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p style='text-align: justify'>하지만 이런 기업들의 대책이 근로자들에게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22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에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를 외국인력 유치와 여성경제활동 참여지원해 해결하기로 했다. 한편, 19일 노사정위원회와 정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발표가 미뤄졌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정부는 전지적 기업시점 정책들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일할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외국인 노동자 유치 등으로 처방한다고 하지만, 한편에선 국내 청년 실업률은 33만 6000명에 이르며 근로문화에 대한 개선책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열악한 근로문화'가 뒤지지 않는 만큼,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맞물려 근로문화개선을 위한 법적 근거들이 마련되고 연구되어야 한다. </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이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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