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서 마케팅까지 최적해법 제시…'건강진단'받은 中企, 매출 '쑥'

입력 2014-12-23 07:00  

중기 성장판 만든다
중소기업 경영진단 사업

중진공 기업진단 프로그램 '닥터 시스템' 효과 만점

4082건 기업진단 통해, 정책자금 1조4238억 지원

'진단 기업' 매출 21% 늘고, 만족도는 해마다 높아져

산업용 장갑 제조업체 … 제조공정 혁신 처방
불량 70% 줄고 매출 23% 증가



[ 민지혜 기자 ]
전남 순천에 있는 (주)신성메이저글러브(대표 강영춘)는 산업용 장갑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회사다. 30년간의 업력을 바탕으로 거래처를 늘려가고 기능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등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12년 유럽발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설비투자로 인한 운전자금 부족, 수출시장 개척 애로 등 자체 극복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고전하던 신성메이저글러브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측에 지원을 요청했고, 중진공 전남동부지부는 해당 기업을 진단한 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

제대로 된 기업진단과 처방

당시 기업 진단을 통해 도출된 문제점은 크게 마케팅, 생산·기술, 설비·재고관리 등의 분야에서 나타났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이 업체의 수출 비중이 96% 이상으로 해외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고, 소비자 공략을 위한 자체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점이 지적됐다. 생산·기술 분야에서는 편직 공정 불량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설비·재고관리 분야에서는 설비 노후화로 인한 잦은 고장 및 낮은 생산성, 많은 재고량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중진공은 컨설팅, 자금, 마케팅 지원으로 이어지는 1차 처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개발기술사업화자금 및 신성장자금 7억원 지원, 국내 판로 개척을 통한 내수 마케팅 강화 등의 작업이 착착 진행됐다. 1차 처방에 이어 수익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공정 혁신 컨설팅’, 핵심 관리자 및 현장사원의 ‘업무역량 강화 교육’이 차례로 지원됐다.

이 같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덕분에 이 회사는 편직 불량률이 69% 개선됐고, 매출은 23% 성장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아울러 수출상담회와 무역사절단 참가, 조직활성화 연수, 자동화설비 도입 등이 잇따라 이뤄졌다.

중진공 ‘닥터 시스템’ 인기

중진공의 기업 진단 프로그램인 ‘닥터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받는 전국 중소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총 4082건의 기업 진단이 이뤄졌고 진단을 기반으로 1조4238억원의 정책자금이 지원됐다. 기업 진단을 통해 총 4112건의 다양한 연계 지원이 이뤄졌다. 세부적으로 정책자금 2892건, 기술 지원 286건, 연수 242건, 마케팅 및 기타 지원 692건 등이다.

지난해 기업 진단 사업을 이용한 기업과 이용하지 않은 기업의 경영성과를 살펴본 결과, 이용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1.6%로 나타났다. 기업 진단 사업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진단 사업을 이용한 중소기업의 종합만족도는 평균 88.9점(100점 만점)으로 동일 조사를 실시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종합만족도는 사업의 진행절차, 진단인력의 전문성, 연계시책의 적합성, 진단 결과의 유용성 등 부문별 만족도를 종합한 개념이다. 2008년 84.2점을 시작으로 2009년 84.8점, 2010년 86.3점, 2011년 86.3점, 2012년 87.5점, 2013년 88.9점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매출 증대 등 효과 ‘톡톡’

경기 포천에 있는 수성접착제 및 계면활성제 제조업체 영진산업(주)(대표 이미자)은 신규 확장·이전한 공장의 제품 불량 증가로 품질 관리에 적신호가 켜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로 주요 거래처인 섬유산업, 건축산업 등에서 수성접착제 수요가 급감해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이 회사의 이미자 대표는 중진공의 지원을 받기 위해 경기북부지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중진공 측은 영진산업에 대해 수익악화 원인 분석, 생산성 수준 파악, 수출영업 확대 전략을 주안점으로 기업진단을 진행했다.

매출채권 회수 장기화와 수익 비중이 낮은 적자형 품목 생산, 정지 및 고장 원인 미관리 및 다품종 소량생산, 수출업무 전담부서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자금 집행이 이뤄졌고,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에 맞는 균형 전략을 세웠다. 인력개발 지원을 위한 핵심인력 성과보상공제 가입 및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한 직원 교육,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보 제공 등을 지원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올해 1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생산성 20% 상승, 수익성 10% 증대를 통해 매출 120억원 등을 목표로 잡았다.

즉각 현장 달려가는 전문가팀

충남 당진에 있는 알루미늄 합금 제조기업 (주)한양알루텍(대표 최성수)은 건축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축용 알루미늄 빌렛 수요가 급감하며 위기를 맞았다. 또 설비 노후화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품질이 저하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중진공에서는 경영·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진단팀을 현장에 파견했다. 진단 결과 경색된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운전자금 확보, 노후된 생산설비의 교체를 통한 공장가동률 향상 및 불량률 저감, 재무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영안정자금 지원 및 노후설비 교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회계사 지원 등의 작업이 착착 이뤄졌다. 한양알루텍 측은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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