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 보유하는 소비자, 가솔린보다 하이브리드 유리
[ 김정훈 기자 ]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면 실제 연비는 잘 나올까. 수리비 걱정은 없을까.
많은 운전자들이 의문을 갖는 대목이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네티즌 의견을 보면 하이브리드카는 실주행 연비가 떨어지고 가솔린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이 많다.
현대자동차가 3년 만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가진 고민도 이와 유사하다. 연비를 개선하고 가격 부담을 낮춰야 소비자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22일 LF쏘나타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에서 "높은 구매 비용과 낮은 연비 등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으나 이젠 믿고 구매해도 된다"며 신차를 소개했다.
현대차는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트러스트(Trust) 하이브리드' 서비스 프로그램을 내놨다. 10년 20만㎞ 무상 보증, 최대 75% 중고차 잔가 보장, 구입 후 30일 이내 차종 교환, 1년 내 차량 불량시 신차 교환 등 4가지다.
이날 서울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인천 영종도 그랜드하얏트 호텔을 돌아오는 왕복 86㎞ 구간을 달렸다. 가솔린 쏘나타 대비 상품성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시승한 차는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모델로 복합 연비는 17.7㎞/ℓ. 고효율 차량 특성을 감안해 '에코 운전'을 하면서 타봤다.
시동을 켜면 엔진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배터리 전원이 작동하면서 엔진 구동에 관여하지 않아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156마력 출력을 내는 2.0 가솔린 엔진이 38㎾급 모터와 맞물려 속도를 낸다.
도로에 올라서면 가솔린 쏘나타보다 정숙하다. 웬만큼 가속이 붙으면 시속 60km까지는 EV(전기)모드로 주행한다. 이때 휘발유 소모는 없다. 하지만 페달은 아주 민감해서 살짝만 발을 깊이 밟아도 엔진 동력이 가동한다. EV모드로 주행하는 게 쉽지 않다. 연료 소모량을 아낄려면 페달 사용에 능숙해야 한다.
살짝만 가속해도 연비 수치가 뚝 떨어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급가속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가솔린보다 성능이 떨어지진 않는다. 신차에는 스포츠 모드가 추가돼 운전자가 액셀을 밟는 반응이 이전보다 빨라졌다.
신형은 연비도 개선됐다. 동력이 향상돼 EV모드로 달릴 수 있는 영역대가 넓어졌다. 마음 먹고 시속 40~50㎞로 저속 주행했더니 휘발유 1ℓ당 23~24㎞ 사이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다.
대신 성격 급한 운전자라면 EV모드 주행은 포기해야 한다. 급가속이 잦으면 엔진 회전구간의 피로도가 높아져 연비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 운전 습관이 까칠하다면 하이브리드카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반대로 얌전하게 운전하길 좋아한다면 하이브리드 차량과 궁합이 맞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장거리 외곽도로 이용자보다 시내 운전이 잦은 운전자에게 유리하다. 실제로 영종도에선 속도를 내는 구간이라 연비가 떨어졌다. 김포공항 인근 시내에선 에너지 효율이 좋아졌다. 교통 체증이 많은 도심에서 탄다면 복합 연비 수준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쏘나타 가솔린 구매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격대는 2800만 원선. 비슷한 선택 품목(옵션)과 비교하면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은 가솔린보다 250만~300만 원 비싸다. 현대차는 높은 차값은 연간 2만㎞ 주행시 보유기간 13개월 이후에는 유지비에서 회수되는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신차 출고 후 3년 이내 차를 바꾸겠다고 생각한다면 가솔린이 나을 수 있다. 반면 5년 이상 차를 보유하는 운전자라면 가솔린보단 하이브리드가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 남들보다 대기환경이 더 걱정된다면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몰아봐도 잘못된 판단은 아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