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게임업계 '신의 한 수'는? ① 실험DNA '4:33'

입력 2014-12-23 11:56   수정 2014-12-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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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태호 작가 '미생' 중
'바둑에 그냥이란 건 없어. 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또, 내가 무얼 하려고 할 때는 상대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야해. 그걸 상대의 '의중'을 읽는다라고 해.</p> <p>왜 그 수를 거기에 뒀는지 말할 수 있다는 건 결국 네가 상대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형세를 분석한 너의 안목이 어떠했는지를 알게 된다는 뜻이야. 그냥 두는 수라는 건 '우연'하게 둔 수인데 그래서는 이겨도 져도 배울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같은 거니까.'</p> <p>-윤태호 작가, '미생' 중</p> <p>'미생'의 주옥같은 명대사에 나와 있듯, '그냥 두는 수'도 '그냥 하는 일'도 없다. 한 수마다 계획과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는 한 수에 따라, 작은 일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p> <p>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끝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도 달력의 마지막 남은 한 장을 뜯기 아쉬워하며 분주한 마무리를 하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게임업계에서 활약한 기업들의 빛나는 '신의 한 수'를 꼽아보았다.</p> <p>■ 출시된 게임의 공통점은 '비주류'</p> <p>
모바일 게임 시대로 넘어오며 많은 회사가 성공을 향해 멀리뛰기를 시도했지만, 모든 회사가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4:33에게 2014년은 여러모로 특별하다. 지난해까지는 멀리뛰기를 위해 도움닫기를 하던 때였다면, 올해는 드디어 힘차게 뛰어올랐기 때문이다.</p> <p>4:33의 '신의 한 수'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장르의 신작 게임 출시와 콜라보레이션이다. 이는 창업부터 이어지는 '크리에이티브 랩'의 정신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도'에 초점을 맞추면 이해가 쉽다.</p> <p>먼저 2014년 출시된 신작 게임을 살펴보면, 모바일 액션 RPG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으로 4월 22일 출시된 '블레이드 for Kakao(이하 블레이드)'가 있다.</p> <p>액션스퀘어가 개발한 '블레이드'는 모바일 액션 시장에서 정점을 찍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블레이드'는 대세로 시장을 주도하는 유니티가 아니라 최초로 언리얼3 엔진을 이용했다는 것. '왜 그랬지?'라며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답은 대박 결과로 대신했다.</p> <p>이어 9월 2일 출시한 '샌드스톰 for Kakao'는 역시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나왔다. 실시간 FPS를 시도하며 인기 1위와 매출 20위권까지 진입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몬스터샷'의 경우, 당기고 튕기는 조작액션 RPG로 타격감을 재해석하며 마찬가지로 인기 1위와 최고 매출 22위까지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p> <p>
스마트 드라마로 소개된 '회색도시2'는 지난 2013년 8월 1일 출시된 '회색도시 for Kakao(이하 회색도시)'의 후속작이다. 다소 마니아층의 게임이라 말할 수 있는 비주얼노벨 게임인 '회색도시'를 카카오 플랫폼 없이 출시하고, 시즌 패스와 성우팩 등의 코어한(?) 유료화 모델을 선정하며 더욱 뾰족해졌고, 인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p> <p>여기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 모든 게임들은 모바일 게임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진 장르라는 것.</p> <p>유니티를 버리고 언리얼3를 택한 '블레이드', 많은 회사들이 모바일로는 FPS 특유의 재미를 살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도전을 주저하던 와중에 출시된 '샌드스톰', 일본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한국에서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을 것이라 평가되었던 충돌 액션 RPG '몬스터샷', 좁은 유저층으로 외면당했던 비주얼노벨 '회색도시2'까지.</p> <p>물론 '샌드스톰'과 '몬스터샷'의 경우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매출 순위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고, '회색도시2' 역시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장르의 한계로 매출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아쉬운 수도 있다.</p> <p>하지만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길을 만들어갔고, 업계에서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에는 가장 먼저 4:33이 찾아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지속적으로 독특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인 4:33은 '크리에이티브 랩'다운 창조적 실험을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다.</p> <p>■ 보석 주고받기를 떠나 콜라보레이션의 재해석</p> <p>
2014년 4:33은 기존의 개발사에서 퍼블리셔로 당당하게 이름을 알렸다. '블레이드'와 '영웅 for kakao(이하 영웅)'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한 것.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퍼블리셔 중 4:33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다'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독특한 사업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한 것.</p> <p>일반적으로 게임회사의 콜라보레이션은 A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B게임 플레이하면 보석 드려요'라며 서로 유저를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4:33은 콜라보레이션을 퍼블리싱의 한 장르로 재해석해 색다른 방식을 선보였다.</p> <p>먼저 게임 외의 문화콘텐츠인 디지털매거진 월간윤종신과 가나인사아트센터 콜라보레이션이 있다. '회색도시2'와 진행된 이 콜라보레이션은 미술가들이 '회색도시2'와 관련된 콜라보 회화 및 포스터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장에 공개했으며, 게임 마니아와 음악 마니아가 만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p> <p>또한 기존의 분업 중심 퍼블리싱이 아닌 협업 강조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거장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김재영 액션스퀘어 대표에 이어, 지난 11월 18일 출시된 '영웅'을 개발한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가 바통을 이었다.</p> <p>4:33은 '블레이드'와 '영웅'의 연타석 홈런으로 유저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며 명실상부한 퍼블리셔의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2015년에도 거장과의 콜라보레이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신선한 아이디어를 기획 중에 있다.</p> <p>2014년 유난히 반짝반짝 빛났던 4:33의 성공은 어쩌면 운칠복삼의 우연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연은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자에게 선물처럼 오는 것인 만큼, 2015년에도 4:33이 더욱 빛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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