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등 협력 통해 성장 전략 찾기 나설 듯
[ 최유리 기자 ]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공룡들이 벤처 투자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해 네이버가 스타트업 투자 등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안을 발표한데 이어 다음카카오도 같은 규모의 벤처 투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 원 규모의 투자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가칭)을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설립 예정일은 내년 1월23일.
다음카카오는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은 벤처를 발굴하고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벤처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와 컨처펀드 조성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스타트업 지원 기구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재원을 출연해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역 메리츠타워에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센터를 구축중이다. 업무 공간 지원이나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직접 키워내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벤처 투자를 위해 자금을 풀면서 IT 공룡과 벤처회사의 인수·합병(M&A)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각 사가 고민하고 있는 모바일이나 글로벌 성장의 열쇠로 삼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케이벤처그룹 초대 대표에 내정된 박지환 다음카카오 전략팀장은 M&A에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가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투자은행(IB)을 거쳐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인 아시아 에볼루션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국내 성장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벤처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 이라며 "실리콘밸리 못지 않은 벤처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모바일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벤처기업 M&A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모델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사업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협력의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도 최근 국내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인수합병과 새로운 협업 모델 발굴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소상공인과의 상생 이슈나 합병같이 굵직한 이슈를 거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 이라며 "자금력을 바탕으로 벤처들과 협력하기 위해 적극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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