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통진당 재산환수 시작부터 '난관봉착'

입력 2014-12-23 18:19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통합진보당의 잔여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3단독 김진현 부장판사는 23일 선관위가 통진당 중앙당과 서울시당 등의 예금계좌를 대상으로 낸 채권가압류 신청사건의 심문기일을 열고, 선관위에 보정명령을 내렸다.

김 부장판사는 통진당의 예금계좌를 환수하기 위해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이 적절한지 소명하고, 가압류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면 일단 소를 취하한 뒤 처분금지가처분으로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정당법 48조에 따르면 해산된 정당의 잔여재산은 국고로 귀속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헌재에서 해산 결정이 난 통진당의 잔여재산은 국가소유가 된다. 때문에 가압류 대신 임의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는 취지다.

김 부장판사는 또 국가가 당사자인 소송의 경우 반드시 전자소송으로 내도록 돼 있는데도 선관위가 종이로 소장을 접수한 점도 부적법하다고 봤다.

선관위가 가압류 신청으로도 통진당의 잔여재산 동결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를 취하하고 잔여재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새로 내야 한다.

이날 심문에서는 이석기·김재연 전 의원을 상대로 한 가압류 신청이 적절한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두 사람의 계좌에 정당보조금이 아닌 개인재산도 포함돼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해산된 정당의 잔여재산을 국고로 귀속시킬 수 있다고 해서 소속 의원이었던 사람들의 계좌도 국고로 귀속시킬 수 있는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선관위는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이 난 지난 19일 서둘러 가압류 신청서를 접수하다가 서류 미비를 이유로 한차례 신청서를 되돌려 받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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