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정부가 비정규직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정은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고용 현황을 함께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p>
<p>정부는 최근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2년간 계약직으로 일한 후 회사를 떠나야했던 것과 같은 처지를 개선하자는 취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p>
<p>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비정규직 종합대책 방안을 확정해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p>
<p>반면 노동계에서 반발이 거세다. 희망고문을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비정규직 자체를 아예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p>
<p>비정규직 종합대책에는 비정규직(기간제·파견근로자)으로 3개월 이상 일할 경우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1년 이상 근무한 사람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또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계약기간을 현재 2년에서 최장 4년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p>
<p>비정규직 천국 '대한민국'</p>
<p>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의 비정규직 숫자는 852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사내하청을 합하면 1000만 명이 넘는다. 노동 인구를 2000만 여명으로 추산했을 때 둘 중 하나는 비정규직이라는 얘기다.</p>
<p>대학을 졸업해도 실업자 아니면 비정규직이란 말이 나오는 연유도 이 때문이다. 좋은 스펙을 갖춘 청년들도 경쟁에서 밀리면 비정규직 신세가 되는 것이다.</p>
<p>반면 삼성, 현대 등 10대 대기업 81개 회사의 유보금은 2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10대 기업이 사놓은 부동산은 60조원을 돌파했고, 내부거래 규모도 154조원으로 역대 최대이다.</p>
<p>일각에서는 이런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비정규직법)에 있다고 주장한다.</p>
<p>K전자 노동조합은 '사회 양극화의 핵심이 비정규 문제라던 박근혜 정부가 거꾸로 재벌을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을 준비하고 있다'며 '파견허용 업종을 늘려 하청노동자를 양산하고, 비저육직 사용기간을 늘리고 정규직을 해고하기 쉽게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p>
<p>또한 이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파견법, 비정규직법을 없애고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는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법 폐지를 주장했다.</p>
<p>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고 희망이 생기나요?</p>
<p>비정규직법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청년들이다. 정부의 고용유연화 방안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층이 바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기 때문이다.</p>
<p>첫 직장을 1년 미만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6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계약기간을 현행에서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단지 청년들의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p>
<p>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 전환을 해주겠다는 희망고문에 노출되다 결국 9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있다'며 '유서에서 계약기간 24개월을 꽉 채워서 쓰고 버려졌다는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p>
<p>또한 그는 '만약 계약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면, 청년들은 24개월로 모자라 48개월 동안 희망고문에 시달리며 쓰이다가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토로했다.</p>
<p>현재 국내 노동시장은 비정규직으로 인해 안정성이 무너져있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계약직을 비롯한 비정규직이 과도하게 양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p>
<p>김 위원장은 '정부가 안정성이 무너진 노동 실태를 규제해야 함에도 오히려 앞장서서 계약직이나 비정규직 신분의 불안정성을 지속시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며 '계약기간이 2년이든 4년이든 종료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노동자의 삶은 위협을 받는다'고 우려했다.</p>
<p>따라서 비정규직 법은 전혀 실효성 있는 대책일 뿐더러 오히려 청년들의 삶을 위협한다는 것이 노동계 입장이다.</p>
<p>직장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희정(가명, 26, 여)씨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는 대책이 과연 나에게 희망일까 고민이 든다'며 '인턴 혹은 계약직 입장에서 정말로 제대로 된 비정규직 고용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최형호 기자 | chh80@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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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계약직을 2년에혀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자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
<p>정부는 최근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2년간 계약직으로 일한 후 회사를 떠나야했던 것과 같은 처지를 개선하자는 취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p>
<p>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비정규직 종합대책 방안을 확정해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p>
<p>반면 노동계에서 반발이 거세다. 희망고문을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비정규직 자체를 아예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p>
<p>비정규직 종합대책에는 비정규직(기간제·파견근로자)으로 3개월 이상 일할 경우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1년 이상 근무한 사람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또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계약기간을 현재 2년에서 최장 4년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p>
<p>비정규직 천국 '대한민국'</p>
<p>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의 비정규직 숫자는 852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사내하청을 합하면 1000만 명이 넘는다. 노동 인구를 2000만 여명으로 추산했을 때 둘 중 하나는 비정규직이라는 얘기다.</p>
<p>대학을 졸업해도 실업자 아니면 비정규직이란 말이 나오는 연유도 이 때문이다. 좋은 스펙을 갖춘 청년들도 경쟁에서 밀리면 비정규직 신세가 되는 것이다.</p>
<p>반면 삼성, 현대 등 10대 대기업 81개 회사의 유보금은 2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10대 기업이 사놓은 부동산은 60조원을 돌파했고, 내부거래 규모도 154조원으로 역대 최대이다.</p>
<p>일각에서는 이런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비정규직법)에 있다고 주장한다.</p>
<p>K전자 노동조합은 '사회 양극화의 핵심이 비정규 문제라던 박근혜 정부가 거꾸로 재벌을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을 준비하고 있다'며 '파견허용 업종을 늘려 하청노동자를 양산하고, 비저육직 사용기간을 늘리고 정규직을 해고하기 쉽게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p>
<p>또한 이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파견법, 비정규직법을 없애고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는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법 폐지를 주장했다.</p>
<p>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고 희망이 생기나요?</p>
<p>비정규직법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청년들이다. 정부의 고용유연화 방안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층이 바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기 때문이다.</p>
<p>첫 직장을 1년 미만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6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계약기간을 현행에서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단지 청년들의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p>
<p>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 전환을 해주겠다는 희망고문에 노출되다 결국 9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있다'며 '유서에서 계약기간 24개월을 꽉 채워서 쓰고 버려졌다는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p>
<p>또한 그는 '만약 계약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면, 청년들은 24개월로 모자라 48개월 동안 희망고문에 시달리며 쓰이다가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토로했다.</p>
<p>현재 국내 노동시장은 비정규직으로 인해 안정성이 무너져있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계약직을 비롯한 비정규직이 과도하게 양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p>
<p>김 위원장은 '정부가 안정성이 무너진 노동 실태를 규제해야 함에도 오히려 앞장서서 계약직이나 비정규직 신분의 불안정성을 지속시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며 '계약기간이 2년이든 4년이든 종료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노동자의 삶은 위협을 받는다'고 우려했다.</p>
<p>따라서 비정규직 법은 전혀 실효성 있는 대책일 뿐더러 오히려 청년들의 삶을 위협한다는 것이 노동계 입장이다.</p>
<p>직장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희정(가명, 26, 여)씨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는 대책이 과연 나에게 희망일까 고민이 든다'며 '인턴 혹은 계약직 입장에서 정말로 제대로 된 비정규직 고용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최형호 기자 | chh80@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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