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영/이현동 기자 ] 지난 23일 새벽 5시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 앞. 영하 7도 안팎의 추운 날씨에도 100여명의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신도림에서 온 주부 최정윤 씨(37)는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사진) 물량을 추가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번번이 허탕을 쳤는데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롯데마트 각 점포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자마자 티라노킹, 프레타킹, 가브리볼버 등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3종 1만여개가 ‘완판’됐다. 지난 18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마트 측이 확보한 3만여개 물량이 순식간에 동났다.
지난해 영실업에서 만든 자동차변신로봇인 ‘또봇’ 시리즈 중 쿼트란이 품귀 현상을 빚은 데 이어 올해는 일본 반다이사가 만든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를 구하지 못한 부모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정가 7만5000원인 제품이 온라인상에서 20만원대에 팔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사재기나 온라인 중고사이트 사기에 대한 루머까지 불거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번달 인기 완구 순위(23일 기준)는 다이노포스 티라노킹·프레타킹, 또봇 델타트론 순으로 1~3위를 모두 변신로봇완구가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티라노킹이 이렇게까지 ‘대박’을 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캐릭터 완구 제품의 특성상 정확한 사전 수요 예측이 어려워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생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로봇완구는 초과 생산이 곧 악성 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봇을 만든 영실업 한찬희 대표는 “대중 콘텐츠의 성격상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6개월 미만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추가영/이현동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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