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지원 팍팍
대학 창업동아리도 2년 새 두 배 늘어 3000개 육박
[ 김용준 기자 ] 올해 신설법인 수가 사상 처음 8만개를 넘어선 데에는 젊은이들이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모바일 산업 급팽창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게임과 서비스 부문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이 잇따라 생겨나고,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된 2002년 이후 주춤했던 창업 열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정착시키려면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이들이 계속 생존하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회적인 창업 지원을 넘어서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업 지원받는 기업들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이상민 씨는 2011년 초 직장을 그만두고 ‘더하이브’를 창업했다. 전기를 연결할 필요가 없는 USB 충전식 전동공구라는 제품 아이디어와 가진 돈 700만원이 전부였다. 동료들과 힘을 모아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판매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았다. 북미무역사절단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도 입학했다. 이곳에서 컨설팅을 받았고, 기술개발과 마케팅 등에 필요한 자금 2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대표는 “정부의 창업기업 지원을 받는 업체라고 하니 해외 바이어들도 신뢰를 갖고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더하이브는 최근 미국 시어스백화점의 공구 브랜드인 크래프트맨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납품을 성사시켰고, 프랑스와 일본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 1위 모바일리서치 기업인 아이디인큐(브랜드 오프서베이)는 글로벌청년창업 활성화 지원 사업의 덕을 봤다. 자본금을 지원받았고, 투자자도 소개받았다. 실리콘밸리에 가서 현장체험을 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아이디인큐는 전국적인 설문조사를 세 시간이면 완료할 수 있는 리서치 시스템을 완성했다. 현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등 550여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좋아지는 창업 분위기
대학 등에서 느끼는 창업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 창업진흥원이 최근 1300개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정부의 창업정책에 대한 평가는 이명박 정부 때 64.8점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75.9점으로 올랐다.
예컨대 대학 내 창업 동아리 수는 2012년 1222개에서 지난해 1833개, 올해는 2949개(지난 5월 기준)로 늘었다. 벤처기업 수도 지난해 말 2만9135개에서 올해 11월 말 2만9555개로 늘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원하는 대기업 취업 문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창업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의 임지훈 대표는 “1, 2년 사이에 스타트업(창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창업 정책에 대한 좋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스타트업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곳 가운데 하나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에서 한국의 창업환경 순위도 34위에서 17위로 뛰어올랐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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