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정부가 외국 군함이 영해에 침입해 되돌아가지 않을 경우 총리 판단만으로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사진)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법 제·개정을 본격화하면서 우경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존의 ‘주변사태법’을 폐지하고 이를 확대한 ‘지원·협력활동법’(가칭)을 제정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지원·협력활동법은 집단적자위권 행사 요건으로 ‘존립사태’(가칭)의 개념을 규정하고 기존에 일본 주변에 한정하던 자위대 활동지역을 ‘그레이존(회색지대)’을 비롯해 전 세계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존립사태는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생명이나 자유가 근저에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로 규정했다. 새로운 법은 또 △외딴 섬에 무장 어민이 상륙한 경우 △공해에서 일본 선박이 무장집단 공격을 받았을 때 △외국 군함이 영해에 침입해 퇴거하지 않는 경우 등 세 가지 사례에서 각의 없이 총리 판단만으로 자위대가 신속히 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그레이존 사태에서 자위대 출동은 현재 각의 결정을 거쳐 방위상이 ‘해상경비행동’을 발령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원·협력활동법을 내년 1월 각의 결정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또 자국이 직접 공격하지 않아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에 대한 공격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필요한 조문을 자위대법에 추가할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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