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지수는 배당락 영향에 1930선 밑으로 밀려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약 3000억원 순매도했고,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그리스의 대통령 선출 실패와 국제유가 하락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는 31일과 2015년 1월1일 휴장을 거친 뒤 1월 2일 오전 10시에 다시 열린다. 증시 폐장일과 개장일이 겹치면서 '지켜보자'는 심리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장중 1880선 전후에서 의미 있는 단기 저점이 확인됐고, 연말 배당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배당기산일인 26일 장 후반 일부 기관들의 비차익 순매수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이어 "짙은 관망과 한산한 증시 분위기는 남은 거래일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선진국 증시의 갑작스러운 변동성 확대만 없다면 현재의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이슈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날 1% 넘게 하락한 코스피는 이날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리스의 대통령 선출 실패와 어닝시즌 부담 등이 반등 탄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그리스의 대통령 선출은 끝내 실패했다. 그리스 의회는 연립정부가 추대한 대통령 후보 스타브로스 디마스에 대한 3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찬성표가 가결조건인 정원의 60%(180표)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그리스 의회는 해산하고 내년 1월 25일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조기총선이 실시되면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급진좌파 정당인 시리자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시리자 정당은 그리스의 긴축 정책을 반대하는 한편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리스 주가는 10.8% 떨어졌고,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수익률은 18개월래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익 추정치가 존재하는 206개 기업에 대한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0조5000억원이다. 이는 지난 9월 말 추정치 대비 11.3% 낮아진 수치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이익 전망치에 대한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달러강세 및 엔화 약세 구도 하에서 유가 하락 여파 등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신뢰 부족 또한 탄력적인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실적이 바닥에 닿았다는 인식이 높아져야 주가도 상승 추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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