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증시 성적표…美로 시작해 그리스로 끝나
올해 코스피지수는 2013.11포인트로 장을 출발했지만 2000선을 하회한 채 장을 마감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 종가는 1927.86으로 2000선뿐 아니라 지난해 종가(2011.34)에도 크게 못 미친 상태다. 증시 거래일이 단 하루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80포인트 가까이 뒤처진 상황에서 역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 국내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 이슈로 장을 열었고, 그리스 대선 실패와 함께 문을 닫을 예정이다.
코스피는 연말까지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시기와 강도를 둘러싸고 부침을 겪었다. Fed의 출구전략과 함께 우크라이나 분쟁과 러시아 제재, 중국 경기둔화 우려, 이라크 내선, 홍콩 반정부 시위 등이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최경환 경제팀의 '초이노믹스'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은 주가를 일으켜세웠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3조9900억원을 기록했고, 연간 고점(7월30일 장중 2093.08)과 저점(12월18일 1881.73)은 211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업종별 온도차는 극명했다.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실적 부진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낮아졌다. 정유, 화학, 조선 등 '정·화·조'도 업황 침체와 유가 급락으로 부진했다. 반면 중국 수출 확대와 '초이노믹스'의 수혜 업종인 화장품, 음식료, 통신, 패션 등은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건설, 은행, 증권 업종 등도 올해 재평가를 받았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올해 증시 키워드는 미국 출구전략, 박스피, 초이노믹스, 중국 금융 굴기 등"이라며 "국지적 중동 분쟁과 러시아 경제 제재, 연말 유가 급락 등 신흥국 리스크가 돌출했지만 초이노믹스 등으로 나름의 돌파구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 "새해 1월 증시, 변동성 확대…종목별 대응 필요"
내년 1월 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와 그리스 및 러시아 리스크, 연초 수급 불안 등 주가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주식시장은 4분기 실적과 러시아, 그리스 등 대외 변수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큰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통적으로 4분기 실적의 의외성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야기하는 충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익 추정치가 존재하는 206개 기업에 대한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0조5000억원이다. 이는 지난 9월 말 추정치 대비 11.3% 낮아진 수치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달러강세 및 엔화 약세 구도 하에서 유가 하락 여파 등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높아졌다"며 "실적에 대한 신뢰 부족 또한 탄력적인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연초 수급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배당락 이후 연초에는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대외 불확실성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종목별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 관련주에 주목했다.
전날 '부동산 3법'(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또 정부는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요건을 100%에서 50%로 완화하고, 지주회사 내 공동출자를 허용하는 등 대기업의 신규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 회복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재확인됐다"며 "특히 유가 하락으로 인한 중동 수주 감소와 실적 불확실성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던 건설 업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어 "정부 정책은 최근 배당성향 상향 조정 가능성과 함께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중기적인 접근전략이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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