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999년 상품권법 폐지와 함께 상품권 발행에 필요한 절차가 없어졌다. 발행에 필요한 제반 규제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상품권은 현찰이나 마찬가지로 쓰이고 있으면서도 한국은행 통화량 집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1만원짜리 이상 상품권을 발행할 때 내는 인지세가 유일한 발행집계가 되고 있다. 이런 상품권의 속성상 뇌물이나 공금 횡령, 비자금 조성 등에 악용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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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홍종학의원실) |
<p>특히 50만원짜리 상품권은 2009년만 해도 42만 1000장 발행했지만 작년에는 365만 4000만장으로 9배 가까이 불었다. 같은 기간 30만원짜리 상품권은 5배, 10만원짜리는 2배, 5만원짜리는 2배 정도 늘어난 것에 비하면 50만원 고액권에 대한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같은 기간 10만권이 발행이 2배 늘어나고 5000원권 발행량이 오히려 30%가량 줄어든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p>
<p>특히 지난해 한국조폐공사가 유통사의 위탁을 받아 찍어낸 30만원권, 50만원권 상품권은 총 478만장으로 1년 전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렇듯 고액의 상품권 발행량이 급속히 증가하고있다. 그러나 정부는 2000만원 이상 계좌 이체 등 고액의 금융 거래는 실명거래와 더불어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 반면 상품권에 대해선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백화점등 상품권 발행업자들이 상품권을 판매할 때 구매자의 구체적인 신원 확인이나 거래내역등을 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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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상품권(사진:롯데백화점 홈페이지) |
<p>한국은행이 지난달 7월 신용카드사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통계에 따르면 신용카드로 구매한 상품권은 2973억3900만원에 달했다. 작년 기준 3조4120억원대의 상품권을 개인카드로 구매하였다는 것이다. 이러듯 상품권 유통 금액이 고액의 상품권위주로 발행되고 유통되는데 이를 규제할 마땅한 법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p>
<p>누구든 인지세만 내면 쉽게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다. 물론 상품권은 내수 진작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고액 상품권은 불법 거래에 사용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상품권이 불법적인 뇌물이나 비자금조성에 사용될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품권 발행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상품권이 마땅한 규제 법안 없이 많은 부작용을 양산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규제는 상품권 시장 자체를 죽이는 법안이 될 수도 있다.' 고 하였다.</p>
<p>상품권법 부활을 놓고 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규제는 오히려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p>
<p>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고액상품권은 발행 전 등록을 의무화해 불투명한 자금유통을 막아야 하며, 상품권 발행기관에도 고액현금거래보고나 고객확인제도 등 기본적인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도입할 수 있도록 조속히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장순관 기자 | bob@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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