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맛 감정단] 겨울 추위 녹이는 수제비·칼국수 맛집

입력 2014-12-31 07:40  

여기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진짜 맛집이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기업 씨온(SeeOn)과 손잡고,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맛집을 엄선한다. 특정 지역 또는 특정 테마에서 상위 몇 개 맛집을 추려내는 작업을 택했다. 'SNS 맛 감정단'은 매주 수요일 연재된다. [편집자 주]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겨울에는 칼칼하고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 뽀얀 김이 나는 국물에 담긴 국수나 수제비를 건져 맛보고, 김치를 싸서 먹으면 입안이 알싸해지면서 다시 국수가 당긴다.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의 수제비, 얇고 보들보들한 면발의 칼국수는 매력 만점의 한 끼 식사다. 31일 SNS 맛 감정단에서는 SNS유저들이 강력 추천한 수제비와 칼국수 맛집을 살펴본다.

◆ 1966년부터 사랑받아온 칼국수의 원조 '명동교자'


칼국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인 명동교자는 명동에서만 두 곳의 매장을 운영한다. 명동교자는 닭 육수에 생면용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를 넣고 끓여 만든다. 국수를 삶아 찬물에 헹궈 사리를 만드는 방식과 달리 면을 직접 육수에 넣고 삶기 때문에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편수 만두 4개와 볶은 소고기를 고명으로 올려주며, 국수를 먹기 전 만두를 먼저 맛 보는 재미도 있다. 명동교자의 국수가 유명한 이유는 마늘김치와의 조합 덕. 고춧가루와 마늘이 듬뿍 들어간 겉절이는 혀가 얼얼할 정도로 생마늘의 향이 강한 편인데 국수와 궁합이 일품이다. 이 조합의 중독성을 못 잊고 다시 방문하는 손님들 덕에 늘 대기손님이 있는 편이다.

◆ 얇은 수제비와 담백한 육수의 만남 '삼청동수제비'

삼청동수제비는 1982년 개업해 한 자리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수제비(8000원)를 주문하면 작은 항아리에 담긴 수제비를 가져다준다. 조개를 비롯한 해물을 우려 만든 육수에 조개, 감자, 호박, 당근, 부추를 넣어 소박하지만 익숙한 맛을 낸다. 이 곳의 수제비는 매우 얇은 편이라서 텁텁하지 않고 탱글한 맛을 낸다. 정말로 좋은 맛은 담백한 맛이라는 뜻의 사자성어인 '대미필담'이 떠오르는 수제비집.

◆ 전통적인 신촌수제비


1980년대 말에 생겨 오로지 수제비 하나로 30년 이상을 사랑받고 있는 신촌수제비. 정겨운 간판을 달고 있는 매장 앞은 늘 손님들로 장사진이다. 손님이 많은 탓에 주방에서 쉴 새 없이 수제비를 끓여내 빨리 서빙하므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신촌수제비의 메뉴는 수제비(4000원)와 김밥(1500원) 단 두 가지다. 간간한 사골 국물에 얇게 떼어낸 수제비가 꽤나 잘 어울린다. 뽀얀 육수 상태로 깍두기와 함께 먹다가 절반정도 남았을 때 양념장을 풀어 두 가지 맛으로 맛 보면 좋다. 밀가루만으로 배를 채우기에 아쉬운 부분은 소박한 맛의 김밥이 잘 달래준다. 언제 찾아도 어머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집이다.

◆ 전대통령이 사랑한 맛집 성북동 '국시집'

성북동에서 칼국수로 가장 유명한 국시집은 잘못 보면 가정집으로 착각할 만큼 소박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잡맛이 없고 담백하면서 깔끔한 국물맛을 자랑한다. 한우 사태와 양지, 사골을 고아 만든 육수 덕이다. 국시는 보통(9000원), 곱배기(1만1000원)으로 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좋다. 독특한 것은 향이 강한 겉절이 김치가 아닌 푹 익은 김치를 내준다는 점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익은 김치지만 맛을 보면 국수와 잘 어울리는 편이다. 가게 앞에 자리가 있으면 주차가 가능하고 조금 돌아가면 2~3대 정도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으니 방문시 참고하면 좋다.

◆ 씹지 않아도 후루룩 넘어가는 안동국시, '소호정(양재동 본점)'


양재동에 위치한 소호정은 접근성이 좋은 위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찾는 손님들로 항상 만차인 국시집이다. 부드러운 면발과 진하고 뻑뻑한 사골육수의 조합이 인상적인 곳인데, 처음 접하는 사람은 '면이 불었다'고 오해할 정도로 면이 부드럽다. 면은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반죽하고, 한우 살코기만을 사용해 우려낸 육수를 더해 깊은 맛을 낸다. 밑반찬으로 내어주는 깻잎찜은 칼국수와 찰떡궁합을 보여준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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