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장비만 150억…올해는 바뀔까…朴대통령 "세종 중심의 업무문화를 정착시켜라" 당부

입력 2015-01-01 20:53  

경제 살리려면 공무원 氣도 살려라

'고질병' 행정 비효율
국회 출장이 대부분
대중교통도 불편 심각



[ 김주완/김재후 기자 ] 정부가 세종시의 행정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가 장·차관을 비롯한 고위 공무원들을 서울로 불러들이는 관행이 전혀 수그러지지 않고 있는 데다 청와대 보고, 부처간 회의 등을 위한 출장 행렬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정부세종청사 완공식에 참석해 “아직도 세종청사의 기관들이 각종 행사나 위원회 회의를 서울에서 여는 관행이 불식되지 않고 있다”며 “세종 중심의 생산적인 문화가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이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내려온 이후 행정의 비효율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4월 국무조정실 세종시지원단이 세종시로 이주한 공무원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1회 이상 출장 건수가 늘어났다고 응답한 비율은 73.4%에 달했다. 출장 목적은 회의가 58.0%로 가장 많았다. 출장 지역으로는 서울이 81.6%로 압도적이었다. 대부분 국회 출장이었다. 그만큼 공무원들이 길에 버리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경제부처의 A 사무관은 “실장, 국장의 국회 출장으로 ‘무두절(無頭節·윗사람이 없는 날)’이 잦아 보고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업무가 올스톱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관련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상반기 정부세종청사 13개 부처의 출장비용은 75억6926만원에 달했다. 하반기에 국정감사, 예산안 처리 등 국회 업무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1년 동안 출장비용은 200억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관별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에 출장비가 가장 많았던 부처는 국토교통부로 9억7126만원이었다. 그 다음은 환경부 8억8151만원, 보건복지부 7억2985만원, 교육부 7억595만원, 해양수산부 6억8665만원 순이었다. 행정자치부는 이런 문제를 예상하고 각 부처에 영상회의실을 마련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세종청사와 국회, 과천청사를 연결하는 화상 회의는 한 차례도 없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화상으로 하는 보고나 회의가 익숙하지 않고 민감한 정책 현안들을 다루기도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출장이 잦다 보니 서울~세종 간 대중교통 수단도 턱없이 모자란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의 서울~오송역(정부세종청사에 제일 가까운 기차역) 구간 고속열차(KTX) 표는 보통 1주일 전에 동이 난다. 이 구간의 하루 평균 이용객(평일 기준)이 2012년 3200명에서 지난해 7818명으로 4618명 급증했다. 하지만 KTX 배차 횟수(평일 기준)는 같은 기간 65회에서 66회로 고작 1회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회 부처의 B 국장은 “2012년 말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2단계 이주 부처들이 세종시로 옮겨온 뒤에 서울 출장일정이 잡히면 KTX 취소 티켓이라도 잡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세종=김주완/김재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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