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대 리스크 직면…올해 반짝반짝 빛나는 해 아닐 것"

입력 2015-01-01 22:39  

美 경제만 나홀로 회복세
금리 올리면 신흥국 '흔들'
환율·디플레 우려 등 첩첩산중



[ 이태명 기자 ] ‘새해 한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답변은 ‘긴 한숨’으로 시작했다. 박 회장은 “새해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가 굉장히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회복세인 것은 분명한데, (회복세가 뚜렷하게 보이는 곳은) 미국밖에 없고 나머지 국가들은 옆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많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경제가 새해 맞닥뜨릴 리스크로 8가지를 꼽았다.

첫째 리스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출구전략) 조치’다. 박 회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명약관화한 상황”이라며 “신흥국의 돈이 미국으로 급격히 빠져나가면 한계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이 둘째였다. 그는 “과거엔 우리나라가 저유가 시기에 좋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중동은 우리 플랜트 수출의 최대 시장인데 저유가로 산유국들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 (플랜트 수출)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만이 유일하게 성장하는 현 상황도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미국 경제 호황에 따른 낙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에 대한 우려다. 박 회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하다고 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중동지역의 ‘이슬람국가(IS)’ 사태, 일본의 확장 정책 등 우리 경제에 영향을 끼칠 지정학적 위험 요인들이 작년에 이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환율도 걱정이라고 했다. 새해에도 원·달러, 원·엔 등 환율이 널뛰듯 움직여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베노믹스(일본 정부의 양적 완화)’와 ‘중국의 개혁’도 중요 변수로 꼽았다. 박 회장은 “아베노믹스는 새해에도 지속되겠지만 구조개혁을 하지 않은 만큼 계속 성공을 거둘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중국의 개혁에 대해서는 “성장 속도에 맞춰 정치·사회 분야에서 법치국가,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시도”라며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중국의 산업 개혁이 성공한 다음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철강, 시멘트, 선박, 판유리 등 5대 산업 구조 개혁과 정보기술(IT)·소재 투자 확대 등을 추진 중인데, 이런 산업 개혁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마지막 리스크는 ‘디플레이션’이었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새해는 (경기가 급격히 회복돼) 반짝반짝 폼나는 해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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