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리스트 선정도 전에 '위메프엔 팔지 않는다' 언론플레이
이 기사는 01월02일(18: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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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셜커머스 업계 2위권 경쟁사인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와 티켓몬스터(티몬)가 때아닌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가 보도한 기사였다.▶2014년 1월2일 '위메프, 티몬 인수전 참여
위메프가 티몬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보도에 티몬 측이 '팔 생각도 없는데 위메프가 멋대로 제안서를 내고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티몬의 최대주주인 그루폰은 이미 위메프의 제안을 이미 거절했다'고 대응하자 위메프는 '그럼 우리가 이미 거절당한 거래를 제안했다는 것이냐'며 황당해하고 있다.
두 경쟁사의 진실게임은 결론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의 절차에 대한 티몬 측의 무지에서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그루폰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오전 7시까지 티몬 매각에 대한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위메프 등 10여곳 이상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폰과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은 조만간 예비입찰 참여한 인수후보들 가운데 4~5곳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할 계획이다. 쇼트리스트란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가격 등을 감안해 본입찰에 참가할 가격을 주는 1차 관문이다.
그루폰이 정말 위메프에 티몬의 경영권이나 지분을 팔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는 쇼트리스트 선정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위메프를 쇼트리스트에서 떨어뜨린다면 정말 팔 생각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티몬은 쇼트리스트가 나오기도 전에 '위메프는 아니다'라고 결과를 누설(?)하고 있는 것이다.
티몬은 보도 다음날 '티몬 투자유치에 대한 그루폰의 공식 입장'이란 성명서를 통해 '저희가 초청하지 않은 업체들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왔다'고 위메프를 겨냥했다.
하지만 초청받지 않은 인수후보가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은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상식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하려면 인수가격을 적어내야 하고 그러려면 회사의 재무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초청하지도 않은 후보에 회사의 내부 재무제표를 제공할 리 없고, 재무제표를 모르는 상태로 '얼마에 사겠소'라고 인수가격을 제시할 인수후보도 없다.
그루폰 측은 이번 매각을 준비하면서 매각회사(티몬)의 재무상황과 매각일정 등을 담은 투자설명서(IM)를 보내는 대신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프리젠테이션(MT)을 실시했다. 직접 회사설명회를 열어 질의응답을 받고 인수후보들이 인수가격을 가늠할 수 있도록 재무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당연히 위메프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회사설명회까지 진행한 그루폰과 티몬이 이제와서 '위메프는 초청한 적 없다'라고 대응하는 건 인수후보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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