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반등…부동산 3法 약발

강남 재건축 상승세 주도
재건축 많은 강동·송파 상승폭 커


[ 김보형 기자 ] 서울 개포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1000만원 이상 뛰면서 새해 서울 아파트값이 2개월 만에 반등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추가 유예 등 ‘부동산 3법(法)’ 국회 통과에 따른 재건축사업 활성화를 기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2%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첫째주 이후 8주 만에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이 0.06%로 일반 아파트 상승률(0.02%)의 세 배에 달했다. 강남구(0.05%)를 비롯해 강동구(0.04%) 서초구(0.03%) 송파구(0.03%) 등 재건축사업 추진 단지가 많은 자치구 아파트값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의 반대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추가 유예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지난해 9월 초 재건축 연한 단축 발표 직후 크게 늘어났던 주택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작년 11월 첫째주 이후 지난주까지 7주 연속 하락했다.

1만여가구 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는 가격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부동산 3법 통과 이전 8억원에 시세를 형성했던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9㎡는 통과 직후인 지난달 26일 8억1500만원으로 오르더니 이번 주에는 8억2500만원까지 뛰었다. 대부분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따른 분양가 인상이 예상되는 서울 잠원동 ‘신반포 5차’ 전용 101㎡도 지난달보다 2000만원 이상 뛴 매물이 잇따라 중개업소에 나오고 있다. 작년 10~11월 두 건 거래에 그친 이 아파트는 지난달에만 세 건 이상이 매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주공 5단지 등 잠실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7년까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유예되고 재건축 등 민간택지 아파트는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 규제에서 제외됨에 따라 앞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은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는 한강변 호재를 바탕으로 3.3㎡당 최고 5000만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에 성공했다”며 “부동산 경기만 받쳐주면 분양가 인상에 나서는 재건축 단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3법은 이미 익숙한 규제 완화 내용으로 수혜 대상도 서울 등 수도권에 그치는 측면이 강하다”면서도 “투자 수요를 살려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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