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지 어묵, 빵 고르듯 쇼핑
하루 매출만 7500만원
[ 김태현 기자 ]
삼진어묵이 만드는 ‘부산어묵’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전통시장의 어묵 매장 분위기가 아닌 어묵체험전시관과 베이커리 형태의 매장에는 손님들이 몰려 계산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릴 정도다. 매출은 최근 몇 년간 매년 2배 이상 뛰었고, 지난해에는 근로자 100명을 뽑았다. 박종수 삼진어묵 사장(62)은 “가족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어묵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낮 12시 부산역사 내 75㎡ 규모의 삼진어묵 매장. 손님으로 꽉 찬 매장 두 곳에 마련된 계산대에는 100여명의 손님이 줄을 서 계산하고 있었다. 한 손님은 “바로 만들어 파는 ‘고로케(크로켓) 어묵’을 사려다 기차를 놓칠 것 같아 그냥 간다”며 아쉬워했다.
부산역점은 입점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전국 역사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영도구 봉래동에 있는 어묵체험전시관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60여가지의 어묵을 직접 둘러보며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만든 1층 매장에는 하루 2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2층에서는 20여명의 초등학생이 어묵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박 사장은 “부산 4곳의 매장에서 하루 7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반찬용으로 먹는 ‘사각 오뎅’이 아닌 고로케, 고추튀김, 땡초말이, 김말이 등 다양한 베이커리형 어묵을 내놓고 있다.
삼진어묵의 성공은 가족의 합작품이다. 박 사장의 아내 이금복 씨(59)가 직원 점심 메뉴로 나온 돈가스를 보고 “어묵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 보면 좋겠다”며 시도한 것이 ‘대박’이 났다. 미국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2013년부터 가업을 잇고 있는 아들 용준씨(28·기획실장)는 베이커리형 매장을 시도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 사장은 1985년 부산으로 내려와 1953년부터 어묵공장을 한 부친(박재덕·1995년 작고)의 기술을 이어받았다. 박 사장은 “크로켓은 밀가루를 쓰지 않고 명태 돔 등 고급 생선살로 만든다”고 소개했다. 2013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지난해 200억원, 올해는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도 2013년 100명에서 지난해 200명으로 늘었다.
어묵 종주국인 일본에 지난해 2억원어치를 수출한 삼진어묵은 올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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