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신세계 '자주'·무인양품 등 생활밀착형 편집매장 강세
직구 확대로 해외 의류·잡화 브랜드 가격 하락 예상
갤럭시·아발란체 등 IT 접목한 남성의류시장 급성장
[ 김선주 기자 ]
한국패션협회는 올해 패션 시장의 3대 화두로 △글로벌 △컬처 앤드 라이프스타일 △디지털을 꼽았다. 일명 ‘K럭셔리’의 세계화, 문화와 일상을 결합한 복합형 브랜드, 정보기술(IT)을 입은 최첨단 제품이 대세가 되리란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 패션 업계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저성장 기조 속에서 무한경쟁에 나서야 한다. 8조원대로 성장한 아웃도어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아동복, 여성복, 장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몇 년간 누적된 재고 등으로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 해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와 더불어 고가, 스포츠 브랜드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반면 성장세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의 국내 시장 공격은 더 위협적이다. 스웨덴 SPA 브랜드 H&M 계열 코스, 캐나다 SPA 브랜드 조프레시가 지난해 잇따라 국내에 상륙했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해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 제일모직의 빈폴 등을 제치고 국내 의류 업계에서 매출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FRL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13년 9월~2014년 8월)에 매출 8954억원, 영업이익 1077억원을 기록, 국내 최초로 연매출 8000억원을 넘긴 의류 브랜드가 됐다.
○일상 영향 미치는 ‘생활밀착형’ 뜬다
미국의 색채연구소 팬톤은 올해의 색상으로 마르살라를 선정했다. 포도주빛인 이 색상은 풍요롭고 만족스러우며 완벽한 식사를 상징한다. 이는 빠르게 발달하는 최첨단 IT와 별개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일상의 작은 것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려는 현대인의 성향을 나타낸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 강세인 것도 이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란 의류, 구두, 가방뿐 아니라 생활용품, 주방용품, 문구 등 생활 전반에 걸친 거의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복합 문화매장을 말한다. 일본의 무인양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일상에서 가치를 실현하려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작지만 만족감을 주는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며 “혜택과 가격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던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작은 사치’ 등 새로운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 없는 가치소비
‘국경 없는 소비’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해외 직접구매(직구)는 이미 지난해 8월 1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까지 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직구 확대는 한국 시장에서 가격을 더 받았던 일부 해외 의류·잡화 브랜드가 가격을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패션협회는 소비자들이 배송대행이란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면서까지 해외 직구로 몰리는 또 다른 이유로 ‘가치 소비’를 꼽았다. 소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복잡한 과정을 밟거나, 거금을 투자하거나, 장시간 대기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구매하는 ‘가치소비형 소비자’가 해외 직구 등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집중적으로 해외 직구를 하고, H&M이 지난해 미국 디자이너 알렉산더왕과 협업한 제품을 사려고 일부 소비자들이 2박3일 동안 매장 앞에서 노숙한 게 대표적인 예다.
○남성 소비자 강세
의류·잡화의 경우 그동안 소비의 주체가 여성이었지만 올해에는 남성 의류·잡화 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백화점은 지난해 잇따라 남성관을 마련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3040 고소득 남성 소비자들에게 공을 들였다.
제일모직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의 남성전문 편집매장 갤럭시라운지, 잡화 브랜드 루이까또즈의 루이스클럽, 의류 브랜드 클럽모나코의 클럽모나코맨즈 등 남성전문 편집매장도 잇따라 생겼다. 이들 남성 소비자들은 특히 IT를 접목한 의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제일모직의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가 내놓은 ‘스마트 수트 2.0’, 롯데백화점의 ‘아발란체’ 등 IT를 입은 의류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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