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러시아가 공급과잉 상황에서도 원유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했다. 이라크의 지난달 원유 수출량은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러시아의 지난달 생산량 역시 하루 1067만배럴로 구소련 붕괴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2.65달러(5%) 하락한 50.0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장중 한때 49.77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급락은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 에너지 관련주 및 주요 지수의 하락을 불러왔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 등이 커진 상황에서 불거진 국제유가 이슈는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유가 하락, 달러 강세 등의 현상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파생되고 있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근본적 원인이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때문이라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이 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경기의 내용을 반영하며 이뤄질 것"이라며 "경기하락 추세를 만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하단인 현 수준을 뚫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도 수요 요인이 아니라 공급에 의해 빠지고 있어, 경기침체로 확대 해석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국제유가 하락은 결국 시차를 두고 가계나 기업에 도움을 줄 것이란 설명이다.
이 팀장은 1900선 이하에서는 주식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계절적으로 1,2월은 중소형주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에 이들에 관심을 두라고 했다. 대형주 중에서는 유가하락과 원화약세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자동차 반도체 유틸리티 등을 추천했다.
주식 매수 시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경기 자체가 주식 시장에 비우호적이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국제유가 등이 돌아서는 것을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지금은 현금을 잘 관리하면서 좋은 주식 매수 시기를 노리는 것이 나은 시기"라고 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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