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몰리는 中 본토 펀드…증시 훈풍에 덩달아 '훨훨'

입력 2015-01-06 15:16  

[ 권민경 기자 ]

중국 증시의 '훈풍'을 타고 중국 관련 펀드가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펀드 열풍을 몰고왔던 중국 펀드는 이후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며 인기가 시들했다가 최근 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증시가 급등하자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후강퉁(상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 허용) 시행으로 일반 투자자에게도 증시 빗장이 열리면서 중국 본토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 지난해부터 中 펀드 자금 '쑥쑥'…고객 문의 활발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자산운용사가 새로 내놓은 13개의 중국 관련 펀드(ETF제외)로 총 197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개별로는 지난해 6월24일 설정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펀드'로 가장 많은 747억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하나UBS자산운용의 '차이나A블루칩포커스자클래스C펀드'로도 244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중국 펀드의 재부상은 글로벌 증시에서 비싼 대접을 받고 있는 중국 증시 덕분. 지난해 상해종합지수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52.9% 상승, 글로벌 증시에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2000 초반에서 움직이던 상해지수는 지난해 4월 정부가 후강퉁 도입을 정식 발표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 3200포인트를 돌파했다.

투자업계에서는 후강퉁으로 일반 투자자가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우량주를 선점하려는 투자자금이 중국 펀드로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제로인 관계자는 "최근 홍콩 H주보다 중국 본토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후강퉁이 시작되면서 이에 따른 기대로 중국 증시가 급등하자 본토 펀드로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선 증권사 지점을 통해서도 펀드 관련 문의가 부쩍 늘고 있는 상황. 이영주 신한금융투자 도곡센터 PB팀장은 "최근 중국 본토 펀드에 대한 고객 문의가 늘어났다"며 "과거 중국 펀드를 보유했다가 환매하려는 고객도 일부 있고, 새로 중국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일부 고액 자산가들 가운데는 8~10억원 가량을 한번에 중국 펀드에 넣기도 한다"며 "펀드 외에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랩과 직접 투자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中 펀드 수익률 껑충…일부 상품 1년새 100% 수익

중국 펀드(홍콩 H주와 상해A주 합산)는 수익률 측면에서도 다른 해외 주식 펀드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중국 펀드의 3개월, 6개월, 1년 수익률은 각각 17.08%, 18.34%, 16.9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펀드 수익률이 8.50%, 7.14%, 9.49% 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에서 내놓은 중국 본토 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이 100%를 넘기도 했다.

다만 중국 펀드로부터의 자금 유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2조원씩 중국 펀드에서 자금을 빼냈다. 중국 펀드 붐때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린 탓도 있고 펀드 자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2010년 이전 중국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 반등을 기회 삼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도 중국 정부의 부양책과 우호적인 수급 환경으로 상해 증시 전망이 밝은 편이어서 중국 펀드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강퉁(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 허용)시작과 후강퉁 확대,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등도 예고돼 있는만큼 중국 증시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팀장은 "중국 증시의 상승은 정책과 수급이 함께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2~3년 정도는 중국에 대한 관심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중국 기업의 재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있어 투자에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꼼꼼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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