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가 40달러시대…글로벌 고차방정식 풀 자신있나

입력 2015-01-07 20:36   수정 2015-01-0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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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0달러 선이 무너졌다. 그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47.51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절반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올 6월쯤엔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하락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유가 하락에 따른 어려움들을 굳은 의지로 해결해나갈 것”이라며 감산을 거부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사우디만 그런 건 아니다. 미국 이라크 러시아 등 모든 산유국이 앞다퉈 증산하고 있다.

오늘(한국시간) 발표될 미국 주간 석유재고 통계에서 원유 재고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294만배럴로 35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생산량 역시 1067만배럴로 옛 소련 붕괴 후 최고치다. 이미 미국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60달러가 깨진 상황이다. 업체들은 직원을 해고하고 사업을 구조조정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석유 시장의 엄청난 대혼돈이다.

최경환 부총리가 어제 “유가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호재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물가가 하락하고 소비가 개선돼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KDI 등 5개 국책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하고 물가상승률 0.4%포인트 하락, 경상수지 102억달러 증가 등 긍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유가 10% 하락 시 전 산업 생산비 감소 효과는 한국이 0.76%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낙관할 일만도 아니다. 유가의 급락만큼 전방위적이고 글로벌한 변수는 드물다. 당장 유가로 인해 지구촌 전체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원유에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자칫 세계 경기의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수출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예측과 반대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존재한다. 유가 급락이 촉발한 글로벌 경제의 복잡한 방정식을 풀 수 있는 지력과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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