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 박동휘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성 등 내실 측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증권업계 1위 회사다. 순이익 규모로 2011년 정상에 올라선 이후 작년까지 한 번도 추월을 허용치 않았다.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없이 달성한 성적이라는 점에서 한국형 증권사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업계 1위 실적 유지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3분기 순영업수익 5295억원, 영업이익 2182억원, 순이익 1747억원의 성과를 냈다. 순이익 기준 업계 1위다. 작년 한 해 결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연간 단위로도 업계 최고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덕분에 1974년 8월 한신증권으로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총자산 23조1000억원, 자기자본 3조2000억원, 임직원 2494명에 이르는 대형 증권사로 거듭났다. 국내 103개 영업점에 해외 법인만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베이징 베트남 등 6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한국투자증권의 성공 비결은 두 가지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을 축으로 하는 탄탄한 ‘오너십’이 첫 번째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로 9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경영의 영속성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얘기다.
경영진이 길게 보고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인력 구조의 단기적인 부침도 거의 없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비대했던 비용 구조를 이제서야 개선하기 시작하면서 진통을 겪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은 오래전부터 향후 실적 전망에 근거해 가장 효율적으로 지점 등 비용 구조를 짜놨다”고 설명했다. 지점을 줄이고, 사람을 자르지 않아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말이다.
○탄탄한 수익 구조
한국투자증권의 또 다른 강점은 ‘돈 나올 곳간’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리테일, 기업금융, 자산관리, 부동산프로젝트금융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루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변동에 따라 어느 한쪽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곳에서 수익이 나는 구조다.
지난해도 이 같은 포트폴리오의 위력이 여실히 입증됐다. 투자금융본부는 2년 연속 ELS 리테일 공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다양한 신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회사 수익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증권 잔액은 18조원으로, 전년 동기(2013년 9월 말) 대비 33.0% 증가했다. 신탁, 단기채권랩(MMW 등) 잔액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6%, 25.6% 늘어났다.
기업금융 부문의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47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5월 IPO시장의 가장 큰 이슈였던 삼성SDS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국내 최고의 ‘IB 하우스’로서 입지도 굳혔다는 평가다.
자산운용본부는 시장흐름에 따라 편차가 있긴 했지만, 경쟁사 대비 우월한 성과를 거두고 명예를 회복한 2014년이었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자평이다.
○아시아 리딩 증권사를 향해
이 같은 성장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크게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리테일 영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다. 영업 직원들의 자세부터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관련 평가 및 보상 기준도 새롭게 정립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이에 대해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도 영업으로 돌아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도 올해 달성해야 할 과제다. 금융당국에서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규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재다. 캐피털사를 신규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처럼 인수금융 등 대출 시장에 증권, 캐피털사가 연합 전선을 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사장은 ‘글로벌 성장 기반 강화’를 세 번째 전략으로 삼고 있다. 자회사인 베트남 현지법인(KIS베트남)은 지난해 흑자기조 구축에 이어 올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통해 이른 시일 내 베트남 현지 증권사 ‘톱10’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작년 말 진출한 인도네시아 시장도 개척 대상이다. 현지 기업 인수 등 다양한 전략이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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