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15 - 증권사가 뛴다
[ 임도원 기자 ]
지난해에도 증권업계에선 수많은 인물들이 뜨고 졌다. 구조조정 한파 속에 5000명 가까운 증권맨들이 지난 1년간 여의도를 떠나갔다. 물론 업계를 새로 이끌 인사들도 잇따라 부상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김상태 KDB대우증권 IB사업부문 대표, 박장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대표적이다. 기나긴 불황의 터널 속을 헤매고 있는 증권업계에 출구를 제시해주길 업계는 고대하고 있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들이 증권가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한 NH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자산 42조6021억원, 자기자본 4조3950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의 초대 수장이 됐다. NH투자증권이 불어난 자산과 자기자본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따라 증권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우리투자증권 정도면 최상위권 증권사 가운데 ‘원 오브 뎀(one of them)’이었지만 이제는 외형으로 확실한 1등이 됐다”며 “콘텐츠도 수준에 걸맞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업무를 강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IB는 국내 모든 기업, 정부기관과 네트워크를 갖고 영업활동을 해야 한다”며 “트레이딩에서는 금융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KDB대우증권을 ‘IB 명가’로 부활시킬지 주목받고 있다. 대우증권 공채 출신인 김 대표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유진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초 기업금융본부장을 맡으며 ‘친정'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최대 공모주였던 제일모직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따내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IB사업부문 대표로 승진했다. 올해는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과 화장품업체 토니모리를 증시에 올릴 예정이다. 2012년 ‘고섬 사태’ 이후 중단했던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도 다시 주관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집계한 지난해 리그테이블에서 대우증권은 제일모직 주관에도 불구하고 주식자본조달시장(ECM)에서 3위에 그쳤다. 절치부심해 올해는 순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채권자본조달시장(DCM) 부문에서는 2년 연속 2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설지 관심이다. 지난달 취임한 홍성국 사장도 IB 사업본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며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CEO로는 박 대표가 눈에 띈다.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에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해 한국 기업과 금융사의 주식발행 부문(블록딜, 해외주식예탁증서 포함) 자문을 석권했다. 발행 규모 총 1조9702억원으로 2위인 JP모간(1조2872억원)을 가볍게 따돌렸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해 4월 한화케미칼이 싱가포르에서 3억4000만달러 규모, 기업은행이 룩셈부르크에서 3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을 모두 따냈다.
제일모직 상장에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본부 주도로 업무를 진행토록 하는 다른 외국계 증권사와는 달리 박 대표는 국내 상주 직원들이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 처리토록 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의 성장주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주식 및 주식연계상품 발행이 늘 것”이라며 올해 실적도 자신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강 회장이 ‘올해의 인물’로 꼽힌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다산금융상 시상식에서 자산운용 부문 금상을 받았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펀드(국내 공모 주식형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7.58%다. 45개 자산운용사 중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설정액은 2013년 말 2946억원에서 작년 말 1조1111억원으로 277% 급증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강 회장은 자산운용 업계에서 누구보다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국내에 생소했던 가치투자를 도입해 자산운용업계를 발전시켰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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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원 기자 ]
지난해에도 증권업계에선 수많은 인물들이 뜨고 졌다. 구조조정 한파 속에 5000명 가까운 증권맨들이 지난 1년간 여의도를 떠나갔다. 물론 업계를 새로 이끌 인사들도 잇따라 부상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김상태 KDB대우증권 IB사업부문 대표, 박장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대표적이다. 기나긴 불황의 터널 속을 헤매고 있는 증권업계에 출구를 제시해주길 업계는 고대하고 있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들이 증권가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한 NH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자산 42조6021억원, 자기자본 4조3950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의 초대 수장이 됐다. NH투자증권이 불어난 자산과 자기자본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따라 증권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우리투자증권 정도면 최상위권 증권사 가운데 ‘원 오브 뎀(one of them)’이었지만 이제는 외형으로 확실한 1등이 됐다”며 “콘텐츠도 수준에 걸맞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업무를 강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IB는 국내 모든 기업, 정부기관과 네트워크를 갖고 영업활동을 해야 한다”며 “트레이딩에서는 금융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KDB대우증권을 ‘IB 명가’로 부활시킬지 주목받고 있다. 대우증권 공채 출신인 김 대표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유진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초 기업금융본부장을 맡으며 ‘친정'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최대 공모주였던 제일모직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따내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IB사업부문 대표로 승진했다. 올해는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과 화장품업체 토니모리를 증시에 올릴 예정이다. 2012년 ‘고섬 사태’ 이후 중단했던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도 다시 주관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집계한 지난해 리그테이블에서 대우증권은 제일모직 주관에도 불구하고 주식자본조달시장(ECM)에서 3위에 그쳤다. 절치부심해 올해는 순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채권자본조달시장(DCM) 부문에서는 2년 연속 2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설지 관심이다. 지난달 취임한 홍성국 사장도 IB 사업본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며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CEO로는 박 대표가 눈에 띈다.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에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해 한국 기업과 금융사의 주식발행 부문(블록딜, 해외주식예탁증서 포함) 자문을 석권했다. 발행 규모 총 1조9702억원으로 2위인 JP모간(1조2872억원)을 가볍게 따돌렸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해 4월 한화케미칼이 싱가포르에서 3억4000만달러 규모, 기업은행이 룩셈부르크에서 3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을 모두 따냈다.
제일모직 상장에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본부 주도로 업무를 진행토록 하는 다른 외국계 증권사와는 달리 박 대표는 국내 상주 직원들이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 처리토록 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의 성장주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주식 및 주식연계상품 발행이 늘 것”이라며 올해 실적도 자신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강 회장이 ‘올해의 인물’로 꼽힌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다산금융상 시상식에서 자산운용 부문 금상을 받았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펀드(국내 공모 주식형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7.58%다. 45개 자산운용사 중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설정액은 2013년 말 2946억원에서 작년 말 1조1111억원으로 277% 급증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강 회장은 자산운용 업계에서 누구보다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국내에 생소했던 가치투자를 도입해 자산운용업계를 발전시켰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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