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칭찬' 받던 제일모직…증권가 "설명 안돼" 돌변

입력 2015-01-08 14:20  

[ 권민경 기자 ]

제일모직에 대해 '특급칭찬'을 쏟아내던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미묘하게 달라진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회사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핵심주(株)로서 프리미엄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칭찬이 과해도 너무 과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20조원에 육박한 시가총액은 제일모직의 실적과 기업가치, 프리미엄을 모두 반영해도 설명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 18만원 고점 찍고 내림세…시총 20조 육박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오전 10시0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000원(2.95%) 오른 13만9500원을 나타냈다. 제일모직 주가는 지난달 18일 상장한 뒤 지난 2일까지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강세를 보였다.

이어 지난 5일에는 개장 직후 18만원 부근까지 올랐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마감했다.

이날 주가 약세는 세계 양대 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편입이 완료되면서 기대감이 빠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는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그간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업계 시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최대 수혜주' 라는 쪽에 맞춰졌다. 한달 앞서 증시에 입성한 삼성SDS가 지배구조 상으론 큰 의미가 없는 것과 달리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정점에 위치한 사실상의 지주회사이기 때문.

더불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뒤를 이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증권사에서는 제일모직에 대한 목표주가를 20만원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 "미래 성장성 반영해도 20조 과도한 수준" 지적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제일모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릴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지배구조 관점에서 가치 증대 기대감이 충만한 회사"라면서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을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거론되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회사와의 합병 가능성 등을 감안해도 현재 주가는 이를 이미 반영한 수준이라는 것.

오 연구원은 "실적 성장을 연평균 36%의 공격적인 수준으로 가정하고 향후 몇년이 소요될지 모르는 브랜드 로얄티 가치를 반영한다 해도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하지만 이를 반영해 순자산가치(NAV)를 계산해봐도 11조7300억원"이라며 "유통 주식수로 환산할 경우 주당 10만1178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시가총액 20조원 수준은 미래 성장 여력을 고려한다고 해도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현 주가가 이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하회'(언더퍼폼)로 내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완화로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져 제일모직에 대한 프리미엄은 정당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의 지주사 전환에 가장 큰 걸림돌은 증손자회사 100% 지분 확보 조항이었다"며 "증손자회사 지분요건이 50%로 완화되면서 삼성을 포함한 대기업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프리미엄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어서 제일모직이 비싼 대접을 받는 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제일모직의 4분기 실적과 올해 연간 전망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익의 하향 조정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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