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퇴직연금 주식투자 확대…대형사 수익 좋아질 듯

입력 2015-01-09 07:00  

증권업 업황 전망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위원



올해 증권업황은 최근 3년과 비교해 개선될 전망이다. 내부 외부 정책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올해 증권업계, 특히 대형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나타날 증권업 환경의 중요 특징을 짚어 봤다.

판관비 감축에 따른 이익 증가

첫째는 내부의 변화다. 증권업계는 최근 3년간 인력과 점포를 12% 감축했다. 하지만 10년 전 18%가량 줄였을 때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임직원 2000명 이상 대형 증권사 중 두 곳이 아직 인원 감축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매각을 앞둔 증권사도 세 곳이 있다. 구조조정을 다른 업체보다 1년 먼저 했던 미래에셋증권은 탄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타 증권사는 이를 뒤따라갈려는 움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올해 증권업계에서도 추가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작년 대비 3%가량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력이 가장 많았을 때에 비하면 15% 감소하는 수준이다. 시기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중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구조조정은 회사 임직원에게는 힘든 일이지만 이익은 늘어난다. 주주와 경영진이 임직원의 고통을 불사하고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이유다. 2011~2013년 연도별 증권업계 평균 판관비는 7조9000억원이었다. 올해는 6조9000억원으로 1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이익이 늘어난다.

10년 전을 보자. 2004년 증권업계 구조조정 후 2005년 업계 전체 세전이익이 2003년 대비 5.1배 증가했다. 2013년 대비 2015년 세전이익은 4배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금융 부문 업황에 따라 이익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2014년 평균 대비 40~70%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중소형사 간 기술격차 확대

둘째는 외부의 변화다. 금융업종 전체는 소비자 접점이 변화하고 있다. 점포나 현금인출기(ATM) 등 물리적 접점이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비물리적 접점이 이를 대체하는 중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정보기술(IT)이 증권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증권업에서 IT는 2000년의 온라인 증권사 탄생, 2010년의 모바일 서비스 이후 회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다시 기술격차가 변수가 될 것이다. 지급결제 시장에 카카오뱅크가 등장한 것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금융산업의 이 같은 유통 혁신은 물리적 유통비용을 줄이고 마진 확대로 연결될 것이다. 전산 관련 비용을 연간 300억원 이상 지출하는 대형사나 IT 계열사를 가진 키움증권 등이 그 혜택을 주로 입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 우호적 정책 본격 시행

마지막은 정책의 변화다. 올해부터 증권업에 우호적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업체들의 자산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산출할 때 주식의 위험계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12% 대비 절반으로 내리면 보험사들은 현재 운용 중인 31조원어치만큼 주식을 더 사도 위험액은 변동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 보험사의 주식 운용 규모가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조원 규모다. 2005~2007년 주식시장 총 매수 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퇴직연금 등 연금 자산의 위험자산 비중 확대 정책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식으로 계산하면 26조원가량 매수 여력이 생긴다. 위탁매매와 신용공여 등 주식 중개 관련 수익은 증권업 전체 매출의 65%다. 위의 정책들이 본격 시행되는 올해부터 증권업황은 호조로 돌아설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적용되는 자산건전성 기준인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도 호재다. NCR은 레버리지 규제로 지난 17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기존 산출식을 전면 개편한 신NCR이 적용된다. 자기자본이 많을수록 NCR은 높게 산출돼 위험자산 인수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된다. 증권사는 기업공개(IPO) 시 총액인수, 주식연계증권(ELS) 발행 시 유가증권 보유 등 위험자산 인수를 일상적으로 한다. 따라서 자본금이 큰 대형사일수록 영업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5년에는 기존 NCR과 신NCR 중 유리한 값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대형사들은 신NCR을 전면 채택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전망이다.

이태경 < 현대증권 연구위원 david.rhee@hdsr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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