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유가 '부정적' 한 곳도 없어
운송·유틸리티·자동차株 수혜
유가 저점 배럴당 40弗 vs 30~35弗
'그렉시트' 시장 충격 거의 없고
1분기 말~ 2분기 초 증시 반등
[ 김동욱김동욱/이고운/김희경 기자 ]
국내 증권사 전문가들은 저(低)유가가 한국 경제에 미칠 효과에 대해 -3~+3점 척도 중 +1.6점 정도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르면 1분기 안에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인하와 수요 증가 효과가 나타나 장기불황 우려나 정유·화학·조선주 등에 끼치는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봤다.
○“저유가, 失보다 得 많을 것”
9일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10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유가 급락세가 단기적으론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1분기 안에 저유가의 긍정 요인이 부정 요인을 압도할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였다. 상하 3점 척도 10개 증권사 평균점은 +1.6점으로 ‘긍정적(2점)’에 가까웠다. ‘0’은 ‘중립적’이란 뜻이며 +3점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인 답이다. 저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항공 등 운송업종과 유틸리티업종뿐 아니라 호텔·레저(여행 활성화), 반도체(IT제품 소비 증가), 디스플레이(TV 판매 증가), 자동차(유지비 하락에 따른 신규수요 확대) 등 여러 업종으로 수혜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가 하락 덕에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13%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NH투자증권)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유가 하락은 실질소득 증대로 이어져 글로벌 불황 타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수출주뿐 아니라 내수주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최근의 유가 하락은 수요 둔화에 따른 것이 아닌 공급 증가에 의한 것으로 경제엔 긍정적”이라며 “1분기 안에 투자심리가 회복돼 원료 비중이 큰 운송·유틸리티 분야부터 수혜가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유·화학·조선·건설업종은 유가 변동 탓에 추가 투자 등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투자심리도 위축될 것”이라며 “유가 하락의 긍정적 효과는 일러야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분기 안에 국제유가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지에 대해선 하이투자증권이 배럴당 30달러로 가장 낮게 봤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는 35달러를 저점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HMC투자증권 등은 40달러 아래로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내 반등 전망 다수
유가 급락과 유럽위기 재발 가능성,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연초 불안하게 출발한 국내 증시에 대해선 1분기 안에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오랫동안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작년 4분기 실적의 경우 3분기 대비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덕에 실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실적 불안이 해소되고, 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1분기 말~2분기 초에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시각이 다수였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선 ‘6월께 시행’할 것이란 전망과 ‘3분기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시각이 팽팽히 맞섰다. 또 다른 대외 불안 요인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해선 대다수 증권사가 10~20% 미만으로 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김동욱/이고운/김희경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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