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0만명 찾은 세빛섬…수익성은 아직 '그늘'

입력 2015-01-09 22:54  

인사이드 스토리 - 15일 전면개장 석달 맞는 세빛섬 '절반의 성공'

한강 명소로 자리잡아
주말엔 최대 4000여명 방문
'미생' 촬영지로 뜨면서 인기몰이

개장 후 매달 적자
입장료 무료…수익사업도 못해
셔틀 대기시간 길고 택시도 뜸해



[ 강경민 기자 ]
운영사 선정과 특혜 시비로 전면 개장이 3년간 미뤄졌다 지난해 10월에야 문을 연 세빛섬이 오는 15일이면 개장 석 달을 맞는다. 세빛섬은 지난해 10월15일 전면 개장 후 지금까지 30만여명의 시민이 찾으면서 한강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하지만 세빛섬 운영에 따른 수익 창출은 여전히 미지수인 데다 불편한 접근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석 달 만에 30만명 찾아

세빛섬 운영사업자인 효성은 세빛섬 개장 후 지금까지 30만여명의 시민이 방문했다고 9일 밝혔다. 하루 평균 2000여명, 주말엔 최대 4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세빛섬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어벤져스2’의 배경이 됐고, 드라마 ‘미생’에도 등장하면서 방문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효성은 날씨가 포근해지는 봄부터는 이곳을 찾는 시민이 지금보다 최소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반포대교 남단 수상에 건설된 세빛섬은 총면적 9995㎡(축구장 면적의 1.4배)로, 가빛섬·채빛섬·솔빛섬 등 다리로 연결된 3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됐다. 2009년 3월 착공해 사업비 1390억원을 들여 2011년 9월 완공됐다. 세빛섬은 완공 직후 전면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집중호우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운영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지연됐다. 또 특혜 시비가 제기되면서 서울시와 효성은 완공 2년을 넘긴 2013년 9월에야 세빛섬 운영 정상화에 가까스로 합의했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0월 전면 개장했다. 당초 세 개의 빛이 한강에 둥둥 떠 있다는 의미로 ‘세빛둥둥섬’으로 이름을 지었지만 ‘둥둥’이란 명칭이 표류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느껴져 세빛섬으로 바꿨다.

◆수익 창출은 여전히 미지수

세빛섬 운영은 시행사 플로섬 지분 57.8%를 보유한 대주주인 효성이 직접 맡고 있다. 효성이 30년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하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전면 개장 이후 매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매월 10억원가량의 순익을 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세빛섬을 찾는 시민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매출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운영사의 고민거리다. 업체 관계자는 “세빛섬 입장은 무료인 데다 입주한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에 들르지 않고 세빛섬만 보고 가는 시민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한강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서울시 방침 탓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각종 행사와 광고 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불편한 접근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효성 측은 지난달부터 세빛섬과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도입했지만 40분 간격으로 운행해 대기시간이 길다는 불만이 나온다. 세빛섬을 통과하는 시내버스는 405번과 740번 2개 노선에 불과하다. 한강 둔치라 택시를 잡기도 어렵다는 게 시민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499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도 주말이면 붐비는 경우가 많다. 다가오는 봄과 여름 등 성수기엔 극심한 주차난이 예상된다. 세빛섬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와 관할구청인 서초구가 보다 적극적인 교통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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