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물려줄 주식 60] "10년 후에도 반드시 써야 할 제품 만드는 종목 사라"

입력 2015-01-09 23:38  

국내 가치투자 고수 4인의 '장기투자 원칙'


[ 황정수 기자 ]
높은 수익률로 이름난 펀드매니저 대부분은 장기투자 신봉자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수익률은 시장 방향성과 투자심리에 근거해 주식을 사고파는 펀드매니저들을 크게 앞지른다. △경영진의 자질 △기업 지배구조 △진입장벽(경쟁력) △주력 제품의 시장 규모와 업황 △건전한 재무구조 등을 기준으로 우량주를 선별해 투자하고, 인내심을 갖고 주가가 오를 때까지 꾸준히 기다리라는 주문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장기투자 고수들은 요즘 같은 저성장기일수록 길게 보는 투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블랙 스완(돌발 악재)’이 수시로 출몰하는 만큼, 시장 방향성과 투자심리를 추종한 단기투자 전략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리 사장은 “좋은 주식을 가려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언제 오를지를 맞추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며 “주가와 기업주식 가치가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믿음을 갖고 길게 투자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주식을 골라야 할까. 이들은 △소비자 독점 서비스 △주당순이익(EPS) 증가 △적은 부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활발한 투자나 주주가치 환원 △가격 결정력 보유 등을 세부 기준으로 제시했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강조한 투자원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부사장은 “10년이 지나도 반드시 써야 할 제품을 생산하는 우량 필수소비재주나 유틸리티주가 장기투자에 적당하다”며 “단 아무리 좋은 주식도 2007년의 포스코, LG화학처럼 주가가 과도하게 높은 상황이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 부사장은 “수익, 재무, 자산, 배당가치를 중점적으로 살피는데, 최근엔 자산가치 중 지분가치가 많은 지주사나 우선주들이 장기투자하기에 좋아보인다”며 “시장점유율 1, 2위의 검증된 회사, 비싸도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설명했다.

리 사장은 동업자를 찾는다고 생각하고 투자 대상 회사 경영진의 자질을 세밀히 살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주식을 사는 것은 그 회사의 경영자와 5~10년 동안 동업하는 것”이라며 “기술력, 시장규모 등도 살피지만 경영진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더 중요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환원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를 중시한다”며 “기업 환경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배당을 넉넉히 하는 회사의 가치가 오르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산업의 방향성과 지속성, 경쟁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유행을 따라가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며 “주식투자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사는 것이라서 주가의 일시적 등락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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