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다닥다닥…주차장 빽빽…'화재 무방비' 도시형생활주택

입력 2015-01-11 21:15   수정 2015-01-1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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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화재 4명 사망·120여명 부상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도 아니야
일부선 "헬기 바람이 화재 키워"



[ 오형주 기자 ]
120여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10일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화재에 취약한 도시형생활주택의 구조적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불에 탄 아파트 3개동은 2012~2013년 준공된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이 거주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1~2인 가구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11월 현재 서울에만 11만가구가 넘는 도시형생활주택이 공급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의 좁은 건물 간 간격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일반 아파트는 건물 간 간격을 6m 이상 둬야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은 1m 이상이면 된다.

이번에 불이 난 세 건물의 동 간 간격은 1.5~1.7m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건물 사이 좁은 틈이 연통 역할을 하면서 연기와 불길이 위로 치솟으며 피해가 커졌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완화된 주차장 설치 기준이 소방차의 진입을 더디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주차장이 가구당 1대 이상인 일반 아파트에 비해 도시형생활주택은 가구당 0.5대 정도만 주차장을 설치해도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불이 난 아파트에 주차장이 부족해 건물 진입로 양쪽으로 차량이 빼곡하게 주차돼 있었다. 진입로에 주차된 차량을 일일이 견인차로 끌어낸 뒤에 소방차가 들어오느라 화재 진압이 40여분이나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불이 난 아파트 3개동 중 2개동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아파트는 11층 미만 건물로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출동한 소방헬기 프로펠러가 바람을 일으켜 화재를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김석원 의정부소방서장은 “아파트와 고층건물 화재 때 소방헬기를 활용한 구조와 진화는 기본”이라며 “건물 외벽이 가연성 자재로 마감돼 외벽을 타고 급격히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10일 오전 9시15분께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김모씨(55) 소유의 오토바이에서 발생한 불은 우편함을 거쳐 순식간에 내부 통로와 외벽으로 치솟았다.

이 화재로 4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부상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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