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겨울방학에 학군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이주하려는 수요뿐만 아니라 재건축 이주 주민까지 겹치면서 연초부터 서울 강남 및 강동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강세다.
1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고덕동 주공4단지 이주가 지난해 12월 말 시작되면서 최근 인근 주공아파트 단지의 전셋값이 평균 3000만~5000만원 올랐다. 고덕 주공 3단지 59.5㎡ 전셋값은 한 달 전 1억~1억3000만원이던 것이 현재 1억5000만~1억8000만원으로 급등했고, 53㎡도 9000만원에서 1억3000만~1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시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월세 물량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서초구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0.62% 올랐다. 이 가운데 강남 3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1.07%로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돈다. 서초구 잠원·반포지역에서도 다음달부터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는 한양아파트, 한신5차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전·월세 집을 찾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다. 3월 개포주공2단지의 이주를 앞둔 강남구 일대도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학군 수요가 많은 목동이 있는 양천구는 지난달 상승률이 1.27%로 비(非)강남권에서 유일하게 1%를 넘었다.
전셋값 상승세는 분당·평촌 등 수도권 신도시로 옮겨붙는 분위기다.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평촌, 2기 신도시 중 김포 한강·광교신도시 등이 강세다. 야탑동 장미현대 92.5㎡, 103.7㎡ 등 인기 주택형은 각각 1000만원, 2000만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세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될 재건축 단지는 2만1000가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규 입주 아파트는 줄어들어 전·월세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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