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사모펀드간 혈투 한토신 매각](2)KKR은 왜 공동투자를 받아들였나

입력 2015-01-13 09:10  

한토신 부채 '제로'에 가까운 재무구조
주가 4000원짜리를 절반 가격에 살 기회
H&Q도 KKR측과 물밑 협상중



이 기사는 01월08일(11: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한국토지신탁 인수전에 보고펀드가 ‘해결사’로 등장한 데 이어 국민연금 선정 최우수 사모펀드 운용사(2013년) 타이틀을 갖고 있는 H&Q AP코리아도 이번 거래에 뛰어들었다. 우회 인수 논란을 피하기 위해 프런티어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KKR측이 H&Q를 비롯해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 2~3곳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펀드와의 공동 투자 계획이 무산될 경우 얼마든지 대타로 나설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얘기다.

◆보고 외 사모펀드들도 '입질'
프런티어측은 보고펀드 외에 H&Q AP코리 아와도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H&Q가 국민연금 등의 자금을 받아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H&Q가 들어온다면 한토신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 출자자에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가 포함돼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는데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H&Q 외에도 연기금이 출자한 블라인드펀드를 갖고 있는 국내 운용사들을 여럿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BC카드 등 금융회사 대주주로 금융 당국 승인을 받은 경력이 있는 데다 이재우 대표, 변양호 고문이 갖고 있는 경험을 높이 사 보고펀드와 손 잡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한토신 경영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곳들도 모두 사모펀드들이다. 2007년 유상증자와 2009년 LH주택공사 일부 지분을 인수해 한토신 경영권을 획득한 아이스텀앤트러스트는 신한은행,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개인 재력가들로부터 출자를 받은 사모펀드 운용사다. 2013 년 12 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에 따라 LH주택공사 보유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MK전자 역시 외견상 인수 주체는 리딩밸류1호유한회사와 MK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모펀드 운용사를 내세웠다.

신생 운용사인 프런티어를 앞세워 아이스텀 지분을 인수하려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KR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전문회사다. 프런티어측엔 ‘막후’ 실세로 알려진 APC(아시아퍼시픽캐피탈)라는 운용사도 한토신 인수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프런티어의 대표가 APC 전무 출신”이라고 말했다. APC는 일본에서 부실화된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NPL 분야에 경험이 많은 회사라는 게 자본시장 업계의 평이다. 김지욱 APC 대표는 일본에서 바클레이즈와 베어링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신데렐라로 변신한 한토신
한토신이 사모펀드 간 혈전의 장이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토신의 가치가 워낙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KKR이 단순 출자자이건 실제 인수 주체이건 상관없이 자기가 가질 몫을 95% 가량에서 50%로 줄인 것은 그만큼 한토신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방증”이라며 “금융 당국의 대주주 승인 심사에 막혀 아예 못 먹느니 싫더라도 법적 요건을 갖추고 절반이라도 먹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한토신의 영업수익은 2010년 938억원에서 지난해 162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영업수익은 1057억원으로 2012년 한 해 벌어들인 돈(1161억원)에 육박한다. 순이익도 2010년 636억원 손실에서 2011년 450억원 흑자로 전환한 뒤 매년 5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재무 건정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차입금 규모가 2010년 말 4081억원에서 올 9월엔 338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번 돈들을 꾸준히 빚 갚는데 썼다는 얘기다. 레버리지배율(총자산/자기자본) 및 부채비율 역시 2010 년말 3.4 배, 240%에서 2014 년 9 월말 1.2 배, 18%로 크게 개선됐다. 시장 점유율 역시 토지신탁보수 기준으로 올 9월 말 현재 39.5%로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가치는 개선된데 비해 KKR측이 아이스텀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한 가격은 주당 1850원으로 현 주가(7일 3865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APC, KKR 등 외국계 운용사를 비롯해 보고펀드, H&Q 등 토종 사모펀드들도 한토신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